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리플(XRP)과 솔라나(SOL) 선물 옵션 상품의 정식 거래를 승인했다. 이번 출시는 최근 시장 전반의 하락세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규제 기관들이 대형 알트코인에 대한 제도권 편입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13일(현지시간) CME는 XRP와 SOL에 대한 새로운 옵션 상품을 출시하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두 코인 선물에 직접 연계된 다양한 규모의 계약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옵션 상품은 실물 인도형 옵션(physically settled options)으로, 만기 시 해당 코인의 선물 계약으로 자동 전환되며 시장 접근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을 제공한다.
이번 상품 출시는 CFTC의 공식 승인 하에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 CME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그리고 올해 초 선보인 솔라나에 이어 XRP까지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선물 및 옵션 상품을 거래소에서 제공하고 있다. 특히, XRP 선물 상품은 거래소 역사상 가장 빠르게 미결제약정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번 옵션 상품 출시 시점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대규모 청산 여파로 XRP와 SOL 가격은 몇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각각 2.60달러(약 3,614원)와 200달러(약 27만 8,000원)선에 근접한 상태다. 시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제도권 내 거래 상품이 늘어나면서 기관 투자자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CME는 향후에도 다양한 알트코인 기반 파생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이는 암호화폐가 투기 자산을 넘어 주요 투자 자산군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옵션 상품 출시는 리스크 헤지 수단을 원하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는 이러한 제도권 상품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CME와 CFTC의 행보는 궁극적으로 미국 내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 흐름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CFTC가 규제 명확성을 선도했던 전력이 다시금 주목받을 수 있다. 제도권 내 채택과 거래소의 상품 다양화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앞으로 XRP와 SOL을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의 시장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