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전통적인 4년 주기 이론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최근 시장 흐름이 과거와 달리 움직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이론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이클이 기존과 분명히 다르며, 오히려 더 긴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시장의 대표적인 강세 시즌으로 알려진 10월이 오히려 하락장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포페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약 190억 달러(약 26조 4,100억 원)에 달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는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손절 사태였다. 특히 이는 10월 10일 발생한 급락장과 맞물리며 시장 심리에 큰 타격을 줬다. “업토버(Uptober)가 다운토버(Downtober)로 변했다”고 표현한 포페는, 시장 구조 자체가 과거와는 단절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로 그는 알트코인들이 예전과 달리 같은 시점에 일제히 반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비트코인의 상승을 기점으로 많은 알트코인들이 동반 급등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현재는 그 흐름이 불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전인 2024년 3월 이미 사상 최고가인 73,835달러(약 1억 265만 원)를 기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트코인의 마지막 반감기는 2024년 4월 20일 이뤄졌으며, 블록 보상은 기존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었다. 기존에는 반감기 이후에 최고가를 찍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비트코인의 현 시세는 111,830달러(약 1억 5,551만 원)로, 이달 초 기록한 역대 최고치 126,198달러(약 1억 7,541만 원) 대비 11.5% 하락했다. 공식적으로 베어마켓(하락장) 진입으로 판단하려면 최고가 대비 20% 이상 급락한 상태가 일정 기간 유지돼야 한다. 이에 대해 포페는 “하락장이 시작됐다는 것에 대해 별로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이제는 4년 주기 자체를 폐기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시장 사이클은 훨씬 길어질 것이며, 현재 시점은 2019년 3분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최소 1.5년에서 최대 2년은 더 남아있다”며, 비트코인 시장이 단기적 변동성보다 장기 추세에 더욱 주목해야 할 구간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 시장 전반의 흐름을 바라보는 관점 변화는, 일반 투자자와 기관 모두에게 기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신규 주기 설정과 짧은 기간의 수익 예측보다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암호화폐 생태계 속에서 거시적 흐름을 읽어내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