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자금이 세탁됐다는 의혹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자금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플랫폼은 캄보디아의 유명 금융그룹 산하 서비스로, 글로벌 범죄 조직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바 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0월 15일, 국내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업비트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상은 후이원 개런티라는 가상자산거래 플랫폼과의 자금 이동 내역이다. 이 플랫폼은 캄보디아 소재 금융서비스 기업 후이원 그룹이 운영 중인 것으로,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는 사기 등 금융 범죄 혐의로 제재를 받은 초국적 조직으로 분류돼 있다.
업비트는 내부 검토를 통해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자 205명을 경찰에 신고한 바 있으며, 이들의 거래금액은 약 2억 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는 후이원 개런티와 연관된 전체 국내 거래 규모 중 약 3% 수준이다. 대부분의 자금은 다른 거래소인 빗썸을 통해 오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대상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후이원 그룹이 조직범죄 수익을 은닉하거나 위장 송금 형태로 국내 거래소를 이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이원 개런티와의 연관성 있는 고객에 대해서는 이미 다수의 거래소가 코인 출금을 막는 등 사전 조치에 나섰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5월부터 시행됐고, 향후 경찰 수사 확대에 따라 추가 거래소로의 압수수색도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현재 후이원 그룹과 함께 캄보디아의 또 다른 대형 기업인 프린스 그룹을 금융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최근 캄보디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감금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도 맥을 같이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불법 송금 문제가 아니라 국제 범죄 조직과의 연결고리가 국내 가상자산시장을 통해 형성됐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정부의 금융 제재뿐 아니라, 거래소의 자율 규제 강화와 국제 공조 수사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