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약 11만 달러(약 1억 4,300만 원)선을 유지하며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과거 시장 주기를 따를 경우 최대 80%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 패턴상 시장이 다시 대규모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의 손익 지표(PnL 인덱스)의 365일 이동평균이 과거 고점 당시와 유사한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던 2013년, 2017년, 2021년에는 그 다음 해 비트코인 가격이 각각 약 75~80%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격은 2013년 1,100달러에서 200달러, 2017년 1만 9,700달러에서 3,200달러, 2021년 6만 9,000달러에서 1만 5,500달러까지 떨어졌던 전례가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반감기’와 밀접하게 맞물린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반복하며 가격 상승과 조정을 되풀이해왔다. 크립토퀀트는 현재 손익 인덱스가 다시 상단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내 이익 실현이 신규 매수세보다 강하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다음 반감기 이전, 비트코인 가격은 2만 2,000~3만 달러(약 2,860만~3,900만 원) 수준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온체인 데이터로는 실현 이익 감소, 거래 활동 둔화, 장기 보유 지갑의 점진적 자금 이탈 등 ‘후반 사이클’에서 흔히 보이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1년간 가속 → 정점 형성 → 2년간 조정이라는 4년 주기의 리듬이 이번에도 반복되려는 듯하다”며, “현재 손익 지표 곡선도 2024년 고점을 찍은 이후 평탄해지며 과거 사이클과 정확히 일치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예측은 역사적 통계에 기반한 것이며, 예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이클부터 기관 투자 유입, ETF 승인 확대 등 새로운 요소들이 과거와 다른 경로를 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이클의 향방은, 비트코인 시장이 다시 한번 기존의 4년 주기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처음으로 그 궤도에서 벗어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만약 주기가 유효하다면 2026년은 다음 상승장을 위한 '축적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