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보유 중이던 이더리움(ETH) 대규모 물량을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 하락세 속에 벌어진 이번 움직임은 향후 추가 매도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자들 사이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온체인 분석 플랫폼 웨일 인사이더에 따르면 블랙록은 총 34,777 ETH, 약 1억 1,497만 달러(약 1,149억 7,000만 원) 상당을 코인베이스 프라임 지갑으로 송금했다. 이는 동일한 규모의 전송 4건이 연속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뚜렷한 매도 시도를 암시한다.

특히 이번 전송 시점은 암호화폐 전체 시장이 다수의 자금 이탈로 급격한 가격 하락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더욱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블랙록이 이더리움에 대한 중장기적 신뢰를 거두고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블랙록의 움직임을 비롯해 기관과 고래(대규모 보유자) 중심의 ‘패닉 셀링’이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더리움 가격이 최근 급락하면서 올해 누적 수익률(YTD)은 1.39%까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록체인 업계 전반의 성장 기대를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점차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으며, 거래소로 흘러들어가는 유동성이 늘어나는 반면, 투자 심리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거래량의 증가가 일시적인 반등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이유다.

이처럼 블랙록의 대규모 이더리움 이동은 단순한 자산 조정이 아닌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구조적 대응일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더리움이 2025년 상승분을 모두 내줄 수 있다는 경고 역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분간 시장은 블랙록의 추가 매도 여부와 다른 기관의 동향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면에서 대규모 보유자의 행보는 투자자 심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