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가격이 하룻밤 사이 9% 급락하며 2.30달러(약 3,105원)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앙화 거래소에서 1억 4,900만 개가 넘는 리플이 빠져나갔지만, 시장은 여전히 무기력한 흐름을 보였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3억 3,600만 달러(약 446억 원) 규모의 리플이 거래소에서 대량 출금됐다. 이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큰 단일 거래일 감소 규모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장기 보관 목적으로 해석돼 매도 압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번엔 리플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미국 최초의 리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XRPC'가 11월 13일 정식 거래를 개시한 직후 가격이 되레 하락했다는 점이다. XRPC는 첫날 5,800만 달러(약 77억 원)의 거래량과 2억 4,500만 달러(약 326억 원)의 자금을 유입시키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기대보다 이른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단기 급락이 발생했다.
트레이딩 분석가 크립토 파텔(Crypto Patel)은 이에 대해 “시장은 뉴스보다 먼저 움직이고, 개미 투자자들은 그 뒤를 따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리플은 기존 상승 채널 하단에서 지지받는 흐름을 보이며 아직 추세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거래소 내 대형 지갑의 입금 활동도 주춤하고 있다. 바이낸스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이후부터 고래(Whale) 자금의 입금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매도 압력 완화를 뜻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매수세 유입이 눈에 띄지 않아 가격은 정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적 지표는 중립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리플의 3일 기준 RSI(상대강도지수)는 46 부근으로, 약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지만 확실한 반등 신호는 아니다. 일부 분석가는 과거 RSI 레벨과 유사한 패턴이 큰 상승으로 이어진 적이 있다고 평가하지만, 현재 구간은 변동성을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다.
대규모 입출금과 ETF 상장 등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졌지만, 리플 가격은 여전히 제한된 변동성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수요가 따라붙지 않는다면,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앞으로 시장이 리플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취할지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