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가 암호화폐에 ‘과도하게 노출된’ 미국 은행들에 대해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통합이 수익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평판 리스크나 유동성 리스크 등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보고서에서 피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예금 토크나이제이션, 블록체인 기술 접목은 고객 서비스 개선과 스마트컨트랙트 및 결제 효율 향상 등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디지털 자산에 집중적인 노출을 가진 미국 은행들의 사업 모델 또는 리스크 프로필을 부정적으로 다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가 점차 구체화되며 산업이 더 안전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은행이 암호화폐를 다룰 때 여전히 본질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암호화폐의 변동성, 소유자의 익명성, 해킹이나 분실 등을 통한 자산 손실 등은 여전히 해결이 필요한 과제다.

이어 “은행들이 암호화폐로 인한 수익성과 브랜드 혜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도전 과제를 충분히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기적인 수익성만을 노린 무분별한 블록체인 활용이 오히려 신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번 경고는 본격적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마련되기도 전에 일부 은행들이 암호화폐 비즈니스에 과도하게 진입하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하다. 피치의 신용등급 평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은행권의 암호화폐 전략 전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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