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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기 시장에서 금융 인프라로…스테이블코인·토큰화로 바뀌는 ‘크립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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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암호화폐를 투기 시장이 아닌 금융 인프라로 통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과 토큰화 자산 시장이 성장하면서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의 기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투기 시장에서 금융 인프라로…스테이블코인·토큰화로 바뀌는 ‘크립토 전략’

일본이 디지털 자산을 기존 금융 시스템에 단계적으로 통합하며 새로운 금융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일본이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를 중심으로 암호화폐를 기존 금융 인프라에 통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암호화폐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분리된 별도의 시장으로 존재해 왔다. 높은 변동성과 실험적 성격을 가진 채 전통 금융기관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러한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본 주요 은행들은 국경 간 결제에 활용할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은 디지털 자산을 수용하기 위해 증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토큰화된 부동산 시장도 실험 단계에서 실제 발행과 운영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대안적 금융 시스템으로 보였던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넥스 그룹의 디지털 자산 전략을 담당하는 요 나카가와(Yo Nakagawa)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암호화폐 시장 확대가 아니라 금융 인프라 전환으로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금융 시스템 안에 추가되는 하나의 인프라 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토큰화는 그 위에 형성되는 또 다른 레이어이며 몇 년 뒤에는 이를 ‘암호화폐’라고 부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카가와는 모넥스 그룹 상무이사이자 코인체크 그룹 이사를 맡고 있다. 코인체크 그룹은 일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인체크의 나스닥 상장 모회사다. 그는 2011년 모넥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10년 이상 JP모건에서 근무했다. 모넥스는 2018년 대규모 해킹 사건 이후 코인체크를 인수하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암호화폐 사고 가운데 하나를 장기적인 기관형 사업 재건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현재 코인체크는 단순한 개인 투자 플랫폼을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했다. 회사는 2025년 12월 기준 248만 개의 인증 계정을 확보했으며 고객 자산 규모는 9485억 엔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비교적 조용한 시기에도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참여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러한 규모는 일본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다음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 사례는 규제 공백 지역에서 진행되는 실험이 아니라 세계 주요 경제권이 암호화폐를 실제 금융 인프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본의 규제 접근 방식은 오랫동안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보다 보수적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나카가와는 이러한 신중함이 의도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17년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했고 이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별도 규제 체계를 구축했다. 해당 규정은 은행, 신탁회사, 등록된 자금 이체 사업자 등 규제 금융기관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객 자산 분리 보관, 자금세탁 방지 규정, 투자자 보호 등을 강조하면서도 시장 성장을 허용하는 균형 구조를 목표로 한다. 나카가와는 이를 “혁신을 죽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은 셈이지만 어느 쪽도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규제 명확성은 암호화폐가 단순 거래 자산에서 금융 인프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국가가 디지털 자산을 증권, 상품, 결제 수단 가운데 어디에 분류할지 논쟁하는 동안 일본은 점진적으로 이를 금융 시스템 구조 안에 통합해 왔다.

이 변화는 특히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에서 거래 쌍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일본 금융기관들은 이를 결제 인프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등 주요 은행들은 기관 간 국제 결제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개인 투자자보다 기업 간 자금 결제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카가와는 현재 금융 시스템의 결제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자금을 이동하려면 국내 은행 계좌에서 외화 계좌로, 다시 증권 계좌로 이동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각각의 단계는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결제가 이뤄진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원장 시스템으로 통합할 수 있다. 그는 “모든 자산이 온체인으로 이동하면 결제 마찰이 줄어들고 효율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여러 중개 단계에서 발생하는 신용 위험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 상품이 아니라 국제 금융 결제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토큰화 역시 자본시장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토큰화된 국채, 사모 대출, 부동산 등 실물 자산 기반 디지털 자산 규모는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고 약 260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는 토큰화 자산 규모가 2030년까지 16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도 토큰화 시장은 조용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나카가와는 특히 부동산 분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토큰화 자산이 이미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기 암호화폐 시장이 상상했던 완전한 탈중앙 거래와 달리 일본의 토큰화 구조는 규제 준수와 기관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플랫폼에서는 운영 오류가 발생할 경우 거래를 되돌릴 수 있는 장치가 포함되기도 한다. 이는 암호화폐의 ‘되돌릴 수 없는 거래’라는 원칙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관 투자자와 금융회사가 요구하는 운영 안정성을 반영한 설계다. 나카가와는 “기관이 사용하려면 기존 암호화폐 철학과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설계가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다음 변화는 세금과 법적 분류 체계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암호화폐 수익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최대 약 55%에 달하는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참여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정책 당국은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통해 암호화폐를 금융 상품으로 분류하고 기존 증권과 유사한 세제 체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세율 문제를 넘어 암호화폐의 성격을 재정의하는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자산을 실험적 결제 수단이 아니라 공식적인 자산군으로 인정하는 정책 변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에게 이러한 명확한 분류는 중요하다. 규제 체계가 명확해지면 규제 펀드, 구조화 상품, 다양한 투자 상품을 설계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나카가와는 일본의 전략이 급진적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 통합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금융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재설계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구조 안에 블록체인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기관 간 결제 인프라가 될 수 있고 토큰화는 자산 발행과 거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 자체도 점차 전통 금융 자산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나카가와는 디지털 자산 산업의 궁극적인 성공은 기술이 눈에 띄지 않는 단계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반드시 눈에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블록체인은 금융 시스템 내부의 또 하나의 인프라 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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