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반등 이후 방향성을 잃은 가운데 유가 시장의 괴리가 향후 가격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3일(현지시간) 비트파이넥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최근 상승 이후 방향성을 잃은 채 ‘반응형 자산’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과 실물시장 간 괴리가 확대되면서 향후 가격 방향은 유가 시장의 신호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비트파이넥스 분석에 따르면 최근 선물시장과 위험자산은 중동 휴전 기대를 반영해 ‘평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실제 원유 실물시장은 여전히 이를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 괴리가 비트코인의 다음 움직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비트코인은 휴전 소식 이후 약 9% 상승하며 주식시장과 동조화된 흐름을 보였지만, 핵심 저항선인 7만3000달러 돌파에는 실패했다. 이는 구조적인 현물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상승이 독립적인 상승이라기보다 거시 이벤트에 반응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특히 시장의 주목을 받는 지표는 원유 선물과 현물 간 가격 차이다. 4월 9일 기준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24.68달러로, ICE 브렌트 선물(96달러) 대비 28.68달러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이는 분쟁 이후 가장 큰 격차로, 금융시장은 갈등 해소를 반영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망은 여전히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파이넥스는 “이 괴리는 결정적이다. 선물시장은 갈등 종료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실물시장은 공급 차질 가능성을 여전히 반영하고 있다”며 “현재 자산 전반의 위험 선호 흐름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거시적 기대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낙관론의 지속 여부는 유가 스프레드 축소에 달려 있다. 분석에 따르면 현물-선물 가격 차가 10달러 이하로 축소될 경우 현재 상승 흐름이 정당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격차가 유지되거나 확대될 경우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서 급격한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현재 가격 움직임의 핵심 긴장은 바로 이 교차 자산 간 괴리에 있다”며 “비트코인이 9%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 원유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상승에는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하나는 미·이란 간 휴전 기대, 다른 하나는 예상보다 낮은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였다. 그러나 이후 현물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상승 흐름은 지속되지 못했고, 시장은 다시 변동성 축소 구간에 진입했다.
비트파이넥스는 현재 시장을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 구조”로 평가했다. 유가, 지정학 리스크, 소비 지표 등 개별 변수만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을 설명하기 어렵고, 다양한 거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경직된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기관 자금 흐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모건스탠리가 출시한 비트코인 상품 ‘MSBT’는 첫날 약 34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수수료 0.14%로 블랙록 IBIT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이는 상품 혁신보다 비용과 유통력이 기관 자금 유입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기관 자금 흐름이 개인 투자자 심리와 점차 분리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현재 비트코인은 과거처럼 시장을 선도하기보다 거시 변수에 반응하는 자산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향후 방향성은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간 괴리 해소 여부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