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코인 지캐시(ZEC)가 ‘치명적 취약점’ 공개 여파로 급락했다. 공급 무결성을 흔들 수 있는 결함이 드러나며 시장 신뢰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지캐시(ZEC)는 지난 24시간 동안 약 30% 하락하며 400달러(약 61만 6,520원) 수준까지 밀렸다. 이번 급락은 비영리 개발 조직 실디드 랩스(Shielded Labs)가 ‘오차드(Orchard)’ 프라이버시 풀에서 중대한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공개한 직후 가속화됐다.
해당 취약점은 공격자가 ‘무제한 위조 토큰’을 생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조가 외부에서 전혀 식별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상 중앙은행의 돈 찍기 기능을 몰래 탈취한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공급 신뢰 자체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었다.
이 문제는 보안 엔지니어 테일러 혼비(Taylor Hornby)가 지난 5월 29일 발견했다. 혼비는 2026년 4월 실디드 랩스에 합류해 프로토콜 취약점 분석을 맡았으며,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모델 ‘오푸스 4.8(Opus 4.8)’을 활용해 오차드 회로를 집중 점검했다.
실디드 랩스에 따르면 혼비는 실제로 해당 취약점을 이용한 ‘완전한 익스플로잇 코드’를 작성했고, 로컬 테스트 환경에서 무제한 위조 지캐시(ZEC)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동일한 코드가 메인넷에서 실행됐다면 탐지 불가능한 위조 토큰이 대량 발행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 취약점이 지난 2022년 5월 오차드 기능 도입 이후 약 4년간 발견되지 않고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다.
“악용 여부 확인 불가”…시장 불안 키운 ‘불확실성’
실디드 랩스는 해당 취약점이 실제로 악용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구조 특성상 암호학적으로도 과거 공격 여부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악용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수년간 숙련된 암호학자들의 검토를 피했고, 최첨단 AI와 전문 인력이 의도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에서야 발견됐다는 점에서다. 또한 발견 직후인 6월 1일 긴급 패치가 이뤄지며 대응 속도도 빨랐다.
실디드 랩스는 “혼비가 악의적 행위자보다 먼저 취약점을 찾아낸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실디드 랩스는 누구나 공급 무결성을 مستقل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제안했다. 새로운 프라이버시 풀 도입과 함께 오차드 풀 자산에 대한 ‘턴스타일 회계’ 적용이 포함된다.
신뢰 회복이 관건…보안 강화 작업 속도
실디드 랩스는 향후 보안 체계 강화를 위해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혼비와의 협업을 이어가는 한편, 오차드 회로에 숨은 버그가 없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형식 검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보안 책임자와 암호학자 채용도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는 프라이버시 기술의 강점이 동시에 ‘검증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음을 다시 드러냈다. 지캐시(ZEC)는 빠른 대응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공급 신뢰에 대한 의문이 남은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