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노(Luno)가 전 세계 인력의 20%를 감축한다. 개인 투자자 거래 둔화와 자동화 확산이 맞물리며 거래소의 인력 구조와 수익 모델 재편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제임스 라니건(James Lanigan) 루노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자동화와 전반적인 운영 개선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며 “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원 모델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더 가볍고 유연한 구조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감원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루노는 런던에 본사를 두고 아프리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600만 명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거래소로, 2020년 디지털커런시그룹에 인수됐다.
루노는 비용을 줄이되 리테일 상품, 인프라, 규제 준수 영역 투자는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원은 단순한 인건비 축소보다 사업 모델 전환에 가깝다.
루노는 조직을 △기존 개인 이용자 플랫폼과 기업 대상 화이트라벨 서비스 △남아공 랜드 연동 스테이블코인 자루 중심의 현지 통화 결제 사업 △장외거래(OTC)와 국경 간 결제를 다루는 기관 부문으로 재편한다. 개인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기업 인프라와 기관 거래, 결제 네트워크로 수익원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화이트라벨 서비스는 은행, 핀테크, 통신사가 자사 브랜드로 암호화폐 서비스를 내놓고 루노가 유동성, 지갑, 규제 대응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남아공 디스커버리뱅크는 지난해 12월부터 루노를 통해 50종이 넘는 가상자산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시장 정리도 함께 진행된다. 루노는 9월 1일부터 일부 국가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고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역량을 집중한다. 해당 지역 고객은 6월 1일부터 입금과 매수가 중단됐으며, 8월 31일까지 보유 자산을 매도한 뒤 은행 계좌로 출금해야 한다.
루노의 감원은 3년 반 만에 두 번째다. 앞서 2023년 1월에는 “매우 힘든 한 해”를 이유로 전체 인력의 35%를 줄였다. 당시에는 시장 침체가 핵심 배경이었다면 이번에는 자동화와 사업 재편이 전면에 섰다. 본지는 앞서 루노가 개인 거래 둔화 속 기관 중심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립토잡스리스트 집계에서는 7월 한 달 동안 감원이나 구조조정을 발표한 크립토·연관 기업이 12곳으로 나타났다. 인원을 공개한 6개사의 감원 규모만 894명이다. 올해 들어 확인된 감원은 47개사, 7254명을 넘어섰고 가장 많이 언급된 사유는 '시장 상황'이었다.
거래소 업계의 수익 축도 바뀌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기관 투자자의 암호화폐 거래 비중이 7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 거래 수수료에 기대던 거래소가 기관 거래, 인프라 공급, 결제 사업으로 이동하는 배경이다.
국내 거래소에도 시사점이 있다. 거래대금 연동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개인 거래 둔화가 곧바로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루노의 20% 감원은 한 회사의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자동화와 기관화가 거래소 일자리와 사업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흐름으로 읽힌다.
🔎 시장 해석
루노의 20% 감원은 개인 투자자 거래 둔화와 자동화 확산이 거래소 인력 구조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 거래 수수료 중심 모델에서 기관 거래, 인프라 공급, 결제 사업으로 수익 축이 이동하는 흐름이 더 뚜렷해졌다는 의미가 있다.
💡 전략 포인트
관전 포인트는 거래소들이 거래대금 연동 수수료 의존도를 얼마나 낮추고 기업 인프라, 규제 준수, 결제 네트워크로 사업을 넓히는지다. 루노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만큼 지역별 서비스 재편과 인력 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용어정리
- 화이트라벨 서비스: 은행, 핀테크, 통신사 등이 자사 브랜드로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고 루노가 유동성, 지갑, 규제 대응 인프라를 맡는 사업 방식이다.
- 장외거래(OTC): 거래소 공개 호가창이 아니라 거래 당사자 간 별도 협의로 대량 자산을 사고파는 거래 방식이다.
- 스테이블코인: 특정 통화나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낮추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