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Luno)가 전체 인력의 약 20%를 감축한다. 개인 투자자 거래 둔화와 ‘자동화’ 확대가 맞물리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기관 중심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7월 29일 블룸버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제임스 라니건(James Lanigan) 루노 최고경영자(CEO)는 감원 사실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년간 자동화 투자와 운영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필요한 인력 구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개인 거래 둔화…‘기관 비즈니스’로 무게 이동
루노는 향후 개인 대상 서비스도 유지하되, ‘기관 고객’과 기업 간(B2B) 사업 확대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은행·핀테크·통신사가 자체 브랜드로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화이트라벨’ 모델이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루노는 약 1,6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개인 거래 플랫폼과 함께, 유동성 공급·지갑·규제 준수 인프라를 묶은 B2B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이는 변동성이 큰 개인 거래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3년 반 만에 두 번째 감원…업계 전반 ‘한파’
이번 감원은 최근 3년 반 사이 두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루노는 2023년 1월에도 시장 침체를 이유로 전체 인력의 35%를 줄인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매우 어려운 해’를 언급하며 비용 절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루노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거래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일부 거래소가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다. 비트맥스(BitMEX), 비트마트(BitMart) 등도 운영 축소에 나서며 업계 전반의 ‘구조 재편’ 신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동남아 집중…사업 재편 가속
루노는 오는 9월 1일부터 일부 국가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고 아프리카와 동남아 시장에 집중한다. 신흥 시장 중심 전략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2025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디스커버리 은행(Discovery Bank)은 루노와 협력해 50개 이상의 암호화폐 접근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루노의 B2B 모델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루노는 2020년 디지털커런시그룹(DCG)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확장과 구조 개편을 병행해왔다.
이번 인력 감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개인 거래 중심’에서 ‘기관 중심’으로 이동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산업의 변화를 반영한다. 시장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거래소들은 생존을 위해 수익 구조 다변화와 효율성 확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 시장 해석
루노의 20% 감원은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 중심 거래소 모델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거래량 감소와 변동성 확대로 개인 거래 수익이 줄어들면서, 거래소들이 보다 안정적인 기관·B2B 모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자동화 투자 확대 역시 인력 축소와 맞물려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이다.
💡 전략 포인트
루노는 화이트라벨 기반 B2B 서비스(은행·핀테크 대상 인프라 제공)를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이는 수수료 중심의 변동성 높은 개인 거래 대신, 장기 계약형 안정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아프리카·동남아 등 신흥시장 집중은 성장성과 경쟁 우위를 동시에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자동화 확대 → 인건비 절감 → 조직 슬림화 → 수익성 개선의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핵심 방향이다.
📘 용어정리
화이트라벨: 다른 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기술·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
B2B(기업간 거래):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
유동성 공급: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매수·매도 물량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
KYC/AML: 고객 신원 확인 및 자금세탁 방지 규제 절차로, 거래소 필수 요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