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름 성수기 소고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0.3% 줄었다. 높은 가격이 이어지면서 소비자가 구매량과 품목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천(Fortune)은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 자료를 토대로 7월 중순까지 13주간 미국 소고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은 미국 현충일과 독립기념일을 포함해 바비큐 수요가 강한 구간이다. 포천은 이전 2년 같은 기간에는 판매량이 약 5%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소고기와 송아지고기 물가는 12개월 기준 9.4% 올랐다. 조리하지 않은 간 소고기 물가는 9.0% 상승했다. 6월 상승률은 각각 11.8%, 12.4%였으며, 상승률은 둔화했지만 가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 둔화는 소고기만의 현상은 아니다. 서카나는 7월 4일까지 5주 동안 미국 식품·음료 소매 매출이 전년보다 1.7% 늘었지만 판매 단위는 0.8% 줄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더 많은 돈을 쓰면서도 실제로 집어 든 상품 수는 줄어든 셈이다.
육류 매대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그로서리 다이브(Grocery Dive)는 6월 미국 육류 부문 판매량이 2.3% 감소했고, 신선육 가운데 소고기 판매량은 약 2% 줄었다고 전했다. 반면 닭고기 판매량 감소 폭은 1% 미만에 그쳤고, 신선 칠면조 판매량은 약 3% 늘었다.
이는 가격이 오른 소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싼 단백질을 찾는 소비 흐름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소고기 수요가 급격히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프 리서치(Beef Research)는 6월 14일까지 4주 자료에서 소고기가 신선육 전체보다 매출 증가율은 높았지만, 최근 판매량 압박은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고기 가격 압박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이 있다. 미국 농무부 산하 농업통계청은 7월 1일 기준 미국 소와 송아지 사육 두수가 9420만 마리였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육우 암소는 2850만 마리로 전년보다 1% 줄었고, 송아지 생산도 3250만 마리로 전년보다 2%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소 사육 두수는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 통상 번식과 사육, 도축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뭄이나 질병, 수입 제한이 겹치면 공급 회복도 늦어진다. 소고기 가격이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배경으로 공급 구조가 함께 거론되는 이유다.
미국 농무부 동식물검역청은 8월 24일부터 애리조나주 더글러스 항구를 시작으로 멕시코산 소 수입을 단계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모든 반입 소는 신세계나사충 감염 징후가 없는지 미국 농무부 검사를 받는다. 신세계나사충은 가축 상처 부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생성 해충이다.
로이터는 멕시코산 소 수입 중단과 가뭄이 미국 소 공급 부족을 키웠고, 소고기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밀어 올렸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서 타이슨푸즈(Tyson Foods)는 네브래스카 공장을 닫았고, JBS도 펜실베이니아 소고기 공장 폐쇄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수입 재개 소식에는 금융시장도 반응했다. 블룸버그 로(Bloomberg Law)는 미국 농무부 발표 뒤 JBS 주가가 장중 9.8%, 타이슨푸즈가 7.5% 올랐다고 전했다. 공급 차질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육류 가공업체 주가에 반영된 흐름이다.
반대 의견도 있다. 로이터는 미국 축산단체 R-CALF USA가 국경 재개로 병해 확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는 수입을 단계적으로 재개하되 모든 반입 소에 대해 신세계나사충 감염 여부를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번 흐름은 미국 물가의 체감 지점을 보여준다. 7월 미국 전체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였지만, 소고기와 송아지고기 상승률은 9.4%였다. 전체 물가보다 식탁의 특정 품목이 훨씬 빠르게 오른 것이다.
소고기는 미국 가계의 체감 물가와 정치적 물가 논쟁에서 자주 거론되는 품목이다. 가격 상승률이 낮아지는 것과 실제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별개다. 판매량 감소와 대체 단백질 소비 흐름은 소비자가 가격에 반응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미국 농무부의 멕시코산 소 수입 재개는 8월 24일 더글러스 항구에서 시작된다. 이후 남부 항구가 단계적으로 다시 열리며, 모든 반입 소는 신세계나사충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