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위안화와 홍콩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고 있다. 발행사들이 달러채 의존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의 조달 통화를 찾는 흐름이 중국 본토와 홍콩 채권시장에서 뚜렷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고위 임원을 인용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위안화·홍콩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와 국경 간 채권시장 접근성 확대가 발행 증가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데이비드 임 사우킹(David Yim Sau-king) 스탠다드차타드 중국·북아시아 채권자본시장 총괄은 “미국 달러화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채권 발행사들이 더 낮은 차입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통화 표시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는 위안화 채권과 홍콩 달러 채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14일 기준 딤섬본드 발행액은 6천830억4천만 위안(약 140조1천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어난 규모다. 딤섬본드는 홍콩 등 역외시장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이다.
판다본드 발행액은 같은 기간 1천996억8천만 위안(약 40조9천663억원)으로 80% 증가했다. 판다본드는 해외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이다.
홍콩 자본시장에서 역외 발행사가 찍는 공모 홍콩달러 표시 채권인 완탕본드도 증가했다. 8월 14일까지 발행 규모는 6천714억2천만 홍콩 달러(약 118조1천63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조달 통화가 바뀐 배경에는 금리 격차가 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주 5.29%에 도달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국채금리는 21일 2.18%로 경기 둔화 속에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달러 표시 채권은 국제 발행시장에서 가장 넓은 투자자 기반을 갖춘 조달 수단이다. 다만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 차환과 신규 발행 비용이 함께 높아지고, 발행사는 통화별 금리와 투자자 수요를 비교하게 된다.
임 총괄은 과거에는 달러 외 통화 채권시장의 깊이가 부족해 해외 기업들이 달러채 발행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위안화와 홍콩 달러 채권시장의 발행 기반이 넓어지면서 선택지가 달라졌다는 취지다.
본드 커넥트도 발행 여건 변화의 한 축으로 거론됐다. 본드 커넥트는 중국 본토 채권시장과 홍콩 채권시장을 잇는 제도로, 해외 투자자가 중국 본토 채권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히는 역할을 해왔다.
홍콩 달러 채권 확대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 5월 홍콩 달러 표시 그린 완탕본드 20억 홍콩 달러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는 홍콩 달러 유동성 기반의 수요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흐름은 최근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국면과 맞물려 있다. 미국 장기금리는 글로벌 달러 자금의 기준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달러 채권 발행 증가도 같은 압력의 다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 변화는 중국 채권시장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발행사들이 달러 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화를 다변화하면 아시아 채권시장 유동성과 외화 조달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과 크립토 유동성에 미칠 직접 영향은 이번 보도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변화는 달러채 조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위안화와 홍콩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이 늘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