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4일 3% 넘게 하락해 6,700선을 내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약세가 지수를 끌어내린 만큼 25일 국내 증시도 반도체 수급 흐름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4일 전장보다 3.12% 내린 6,696.9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3조6,882억원, 기관은 1조2,92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은 3조3,206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락 압력은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8.70% 급락했고 SK하이닉스는 3.41% 내렸다. 삼성전자가 21일 정규장 마감 뒤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에 시장이 매도로 반응한 흐름이 24일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주 환원에 대한 실망은 절대 규모보다 환원 방식과 확정성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기대했던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이 구체화하지 않았고, SK하이닉스가 40조원 전량 소각과 잉여현금흐름 환원 기준 상향을 제시한 직후였던 점도 상대적 실망을 키웠다고 봤다.
국내 증시는 최근 반도체 대형주 움직임에 크게 흔들렸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가 19일 5.80% 급락해 6,471.17로 마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다음 거래일인 20일에는 코스피가 5.89% 상승해 6,850대를 회복했다.
24일 하락도 같은 축인 반도체와 수급 변동성 위에서 나타났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두 종목의 등락은 지수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간밤 미국 증시도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0.7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8% 내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6% 올랐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2.91% 하락하며 7거래일 연속 내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규제 압박과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 조치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거론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실적 발표 전 높아진 기대치 부담에 더해 메모리 원가 상승으로 2027년 블랙웰 루빈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할 수 있다는 보도"가 엔비디아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 인상에 따른 마진 방어 기대보다 고객 주문 지연과 구매량 축소 우려가 부각됐다고 전했다.
다만 금리와 유가는 일부 부담을 낮췄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23%, 10년물 금리는 4.70%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차익 실현 매물에 2.35% 내렸다.
국내 증시 관련 해외 지표는 약세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ETF는 2.64%, MSCI 신흥 지수 ETF는 1.50%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70%,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4.92% 하락했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도 1.77% 내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약세가 "펀더멘털 균열이 아닌 삼성전자 주주 환원 셀온 및 엔비디아 실적 경계 심리를 앞둔 수급 변동성이 만들어낸 단기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25일 장세와 관련해 미국 금리 급등세 진정, WTI 약세, 전일 급락에 따른 반도체주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을 반등 요인으로 제시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잭슨홀 미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AI와 금리 관련 일정이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5일 국내 증시는 전날 급락을 일부 되돌릴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주에는 엔비디아 실적과 PCE 물가 지표, 잭슨홀 미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가 차례로 시장 판단에 반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