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의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ETF 관련 지갑과 상품으로 8거래일 동안 31억6100만 달러(약 4조3622억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관측됐다. 같은 기간 미국 현물 ETF 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들어오면서 기관 수요가 회복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은 27일 기준 블랙록 ETF 관련 지갑과 상품으로 8거래일 연속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유입이 관측됐고, 규모는 2만7722 BTC와 38만5633 ETH라고 밝혔다. 달러 기준으로는 비트코인 22억 달러(약 3조360억원), 이더리움 9억6100만 달러(약 1조3262억원), 합산 31억6100만 달러다.
다만 비트코인 수량은 출처별로 엇갈린다. 핀볼드는 같은 8거래일 흐름을 보도하면서 합산 금액을 31억6100만 달러로 적었지만, 비트코인 물량은 2만2722 BTC로 제시했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은 룩온체인과 같은 2만7722 BTC, 38만5633 ETH를 전했다.
합산 금액은 대체로 같지만 비트코인 수량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이번 흐름은 단일 매수량보다 블랙록 ETF 관련 지갑과 상품을 통한 자금 흡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ETF 운용 과정에서는 청약과 결제, 수탁 지갑 이동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온체인 이동을 곧바로 운용사의 직접 매수로 단정하기 어렵다.
블랙록 공식 상품 자료에서는 각 ETF의 기준일 순자산 규모도 확인된다.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의 순자산은 27일 기준 620억1445만7533달러(약 85조5800억원)였다.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A)는 24일 기준 80억1329만8179달러(약 11조580억원), 아이셰어즈 스테이크드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B)는 27일 기준 8억5133만3491달러(약 1조1750억원)를 기록했다.
현물 ETF는 투자자가 직접 코인을 보관하지 않고 증권 계좌를 통해 기초자산 가격에 노출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펀드 순자산은 특정 기준일의 전체 자산 규모이고, 순유입은 일정 기간 들어온 자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을 뺀 흐름이다. 온체인 지갑 이동은 수탁·결제 과정의 자산 이동까지 포함할 수 있어 세 지표를 같은 의미로 섞어 쓰면 수치가 어긋난다.
미국 현물 ETF 전반의 흐름도 같은 방향을 보였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소소밸류(SoSoValue)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가 8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약 28억 달러(약 3조8640억원)를 끌어들였고, 이더리움 ETF도 같은 기간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블랙록 한 운용사의 온체인 추적치와는 집계 대상이 다르다.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 전체 순유입, 특정 운용사 상품의 유입, 수탁 지갑의 온체인 이동은 각각 다른 창으로 시장을 보는 지표다. 같은 8거래일을 놓고도 숫자가 달라지는 이유다.
아캄(Arkham)은 앞서 25일 기준 IBIT가 6거래일 연속 유입으로 15억 달러(약 2조700억원) 이상을 흡수했고, 보유 비트코인은 76만6000 BTC, 평가액은 605억5000만 달러(약 83조5590억원)라고 밝혔다. 아캄은 IBIT 수탁 지갑으로 코인베이스 프라임 지갑에서 반복적으로 비트코인이 이동한 기록을 제시했다.
이 같은 이동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수급 흐름과 온체인 자산 이동이 함께 주목받았던 앞선 사례와도 이어진다. 당시에도 블랙록 관련 ETF 지갑이라는 표현은 온체인 라벨에 근거한 분류였고, 본사 자금의 직접 매수인지 ETF 설정·환매 정산인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됐다.
블랙록 내부에서는 비트코인을 단순 위험자산으로만 보지 않는 시각도 나왔다. 로비 미치닉(Robbie Mitchnick) 블랙록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위험회피 내러티브가 다시 전면에 올랐다"고 말했다고 더블록(The Block)은 전했다. 그는 부채, 재정적자, 통화가치 훼손 우려가 비트코인과 금 같은 자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반대 지표도 있다. 코인데스크는 8월 유입이 강했지만 비트코인 ETF의 2026년 누적 흐름은 여전히 순유출 상태라고 짚었다. 최근 8거래일 유입이 연중 전체 흐름을 모두 되돌린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해외 상장 현물 ETF를 통한 암호화폐 수급 지표로 읽힌다. 국내에서는 현물 코인 가격, 해외 ETF 순유입, 온체인 수탁 지갑 이동이 함께 전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투자 판단에 쓰이는 기준은 서로 다르다. 특히 ETF 순유입은 증권시장 상품의 자금 흐름이고, 온체인 이동은 블록체인상 주소 간 이전 기록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블랙록 ETF 관련 자금 유입은 기관 투자자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접근하는 통로로 현물 ETF를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읽힌다. 다만 이번 31억6100만 달러 수치는 블랙록 관련 지갑과 상품 흐름을 합산한 관측치이고, 비트코인 물량은 2만2722 BTC와 2만7722 BTC로 출처별 차이가 남아 있다. 시장 영향은 이후 ETF 순유입과 펀드 순자산 변화에서 다시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