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의장 후보군에 여러 인물이 거론되는 가운데,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 종료가 가까워지며 후임 인선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차기 의장으로 고려 중인 인물들 중에는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마크 서머린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국장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 모두 보수 성향의 시장 지향적 성향을 지닌 인물로 평가되며, 미 행정부의 통화 정책 방향과 괘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본인의 재무부 재직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식 밝히며 후보군에서 빠졌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 선발 과정을 베선트 장관이 주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베선트 장관은 예비 후보들과의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후보군은 총 10명에 이르며, 이 중에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금융·경제 현안에 정통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불러드 전 총재는 2023년까지 세인트루이스 연은을 이끌었으며, 현재는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통화정책에 대해 비교적 완화적인(완만한 금리 조정을 선호하는)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잘 알려졌다. 서머린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경제 자문 역할과 NEC 부국장을 거쳤으며, 최근에는 민간 자문회사 운영을 통해 경제 관료들과의 교류를 지속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로 지난 몇 년간 사퇴를 압박해왔고, 그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될 예정이다. 의장 인선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면접, 추천, 상원 인준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만큼 대통령의 의중과 정치적 셈법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통화정책 수장이 낙점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향후 임명될 연준 의장의 성향에 따라 미국의 금리 방향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일정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