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금리 인하 이후 미국 경제의 불확실한 상황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 사이에서 줄타기 중인 Fed의 복잡한 균형 조절을 언급하며, 양대 책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 달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경제 전망 행사 연설을 통해 “최근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업률은 여전히 낮지만 소폭 상승했고, 고용 증가세도 약화되고 있다”며, 고용 시장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동시에 “최근 인플레이션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무역 정책이 보다 명확해진 점을 들어,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관세가 물가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발언에서 다소 후퇴한 입장으로 해석된다.
미셸 보우먼 Fed 부의장도 같은 날 켄터키주에서 열린 은행가 협회 회의에서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회복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고용 시장이 약화되고 있고 전반적인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는 파월 의장 발언과 유사한 진단이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정책에 있어 리스크가 전혀 없는 길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한쪽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다른 한쪽엔 악화되는 고용 지표가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언 말미에는 Fed가 완전 고용 달성을 보다 우선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기류 변화도 시사했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 이는 9개월 만의 첫 금리 인하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금리가 더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