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3분기에 미국 관세 부담 증가와 세계 경기 둔화 등 외부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업 부문의 탄탄한 성과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가 10월 13일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1조 8,75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역대 3분기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6,8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지만,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기대치(6,051억 원)를 13.9% 웃돌았다.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생활가전과 전장 부문이다. 생활가전은 미국 수출 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과 해외 수요 회복 지연이라는 이중 악재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 영향력을 유지했다. 소비가 집중되는 볼륨존 분야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생산 거점 운영 최적화와 구독형 서비스를 강화한 전략이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전장 부문은 차량용 전자장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 덕분에 수익성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램프, 전기차용 구동 장치 등의 수주 잔고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앞으로 LG전자는 이 부문을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에서는 일시적인 비용 상승 요인이 있었다. 올해 3분기에는 인적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관련 비용이 반영됐고,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도 늘어났다. LG전자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웹OS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 중심 사업과 글로벌 사우스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공조 사업과 데이터센터용 냉각 시스템 등 B2B 기반 미래형 사업 확대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인도법인 상장을 준비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는 조달 자금을 활용해 구조적 성장 기반을 다지고, 하드웨어에서 플랫폼·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을 더욱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간의 실적 개선을 넘어, LG전자가 장기적으로 질적 성장과 신사업 중심 체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3분기 확정 실적과 각 사업 부문의 구체적인 경영 성과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