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 3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북미 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고정비 절감 및 고객 물량 확대가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천1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증가한 수치이며, 증권업계 평균 전망치였던 5천161억 원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특히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 생산 기업에 제공되는 세액 공제(AMPC)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2천358억 원의 실질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세를 보였다.
이번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미국 시장 향 ESS 매출의 급증이 있다. 올해 2분기 약 3천600억 원 수준이던 ESS 매출은 3분기 들어 두 배 가까이 증가해 7천억 원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는 1조 원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증가세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본격화된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 생산과 현지 전력망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총 3곳의 가동 공장 외에도 오하이오, 조지아, 애리조나 등지에서 추가적인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 생산능력을 ESS 부문에 우선 배정해 설비 효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기업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 7.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향후 ESS 분야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반면 삼성SDI와 SK온은 여전히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약 3천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SK온 또한 1천억 원 이상의 적자가 전망된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는 물론, ESS 부문 대응 속도와 미국 내 생산 기반 차이 등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업체도 미국 내 ESS 생산 확대를 통해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ESS는 전기를 저장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주로 재생에너지 및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활용된다.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가 ESS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재조명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EV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ESS가 실적을 방어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세금 혜택이 ESS 산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만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비즈니스 전략은 ESS 중심으로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