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여파로 인해 IT 인프라와 배터리 산업 관련주의 주가가 장 초반 급등했다. 계기 자체는 부정적인 사건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고로 인해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배터리 안전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9월 29일 오전 증시 개장 직후 데이터 처리 및 보안 시스템 기업 주가가 잇따라 상승했다. 특히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데이타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6% 상승한 6,67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IT 운영 솔루션업체 모아데이타도 15.5% 뛰어올랐다. 이외에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업인 삼성SDI와 한농화성 등의 주가도 각각 1.4%, 3.3%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은 지난 9월 26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사고다. 해당 시설은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으로, 국가 전산망을 담당하는 핵심 데이터센터 역할을 해왔다. 사고 당시 무정전 전원장치(UPS)에 사용된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불이 나면서 시스템이 차단됐고, 이로 인해 정부 주요 전산 시스템 647개가 일시 마비됐다.
정부는 신속한 복구 작업을 통해 9월 29일 기준으로 39개의 시스템을 다시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119 다매체 신고 시스템과 전자문서 진본 확인 시스템 등이 복구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의 기관 시스템이 멈춰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추가 사고 방지와 인프라 보호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배터리 시스템의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리튬이온을 대체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나 데이터 보안 및 백업 시스템의 수요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 심리가 몰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서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설비에 대한 안전성 강화 투자와 친환경·고안전성 배터리 기술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나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클라우드 산업 전반에서 인프라 재점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