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회복세에 힘입어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세제 혜택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월 13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 6천13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34.1% 증가한 수치로,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천161억 원)를 16.5% 웃돌았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미국의 세액공제(AMPC)를 제외할 경우 순수한 사업 기반 영업이익은 2천358억 원으로, 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던 전 분기(14억 원)에 이어 연속 흑자를 이어간 셈이다.
3분기 매출은 5조6천9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1% 감소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2.4% 증가했다. EV(전기차) 부문의 경우 상반기와 달리 9월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주요 고객사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 반면에 북미 지역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상쇄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캐즘(chasm·일시적 정체)'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거나 조정되며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략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세도 일정 기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ESS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 시스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기반 장수명 셀(롱셀)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ESS 전용 제품 공급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ESS 양대 사업의 수익성 균형을 맞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 지역에 제조 기반을 둔 기업에 우호적인 미국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이와 함께 비용 효율화와 자원 재배치 등을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