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이 선정되면서, 한국신용평가가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인수 성사 시 기존 모회사인 SK그룹으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회사의 신용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한국신용평가는 12월 18일, SK실트론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에 대해 등급감시 하향검토 등록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이 선정됨에 따라 신용 구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SK는 전날 공시를 통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지만, 아직 매각 대상 지분이나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SK실트론의 채권 신용등급에는 ‘1노치(등급 단계)’의 상향이 반영돼 있다. 이는 SK그룹이 계열사로서 유사시에 재무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인수가 실제 성사돼 두산이 최대주주가 되면, 이 같은 계열 보증이나 지원 효과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그에 따라 해당 상향 요소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신평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그룹 변경 가능성에 따른 영향 뿐 아니라, 앞으로의 실질적인 사업 구조 변화와 재무 안정성에 대한 종합 검토 결과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와의 기존 영업 관계 지속 여부,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차입금 상환 부담, 두산의 인수자금 조달 방식 등이 신용등급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변화는 SK실트론의 재무적 기반에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그동안 대기업 집단 내 계열사 구조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신용을 확보했던 틀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두산 인수가 최종 완료되면, SK와의 관계 약화는 물론 향후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여건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두산의 사업 확장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시에 인수 대상인 SK실트론 역시 향후 독립적인 기업 신용 평가 체제로 전환되며, 외부 투자자 및 금융기관과의 관계 설정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