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벤처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조사 이래 처음으로 기준치를 넘어서면서, 벤처업계 전반에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지수 수치 개선과 더불어 자금사정과 내수시장 여건 등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벤처기업협회가 2025년 12월 22일 발표한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100.8을 기록했다. 이는 협회가 본 조사를 시작한 2024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것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 수치를 넘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벤처기업들의 업황에 대한 기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회복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경기전망지수는 2025년 1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이번 분기에도 소폭이나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개선 요인으로 내수 판매 증가(81.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자금사정 호전(35.5%)과 수출 여건 개선(22.9%)이 뒤를 이었다. 특히 자금사정이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율은 지난 분기의 8.6%에서 이번 분기 35.5%로 크게 뛰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비스업 경기전망지수는 105.1로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상승했으며, 모든 세부 업종이 기준치를 상회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됐다. 반면 제조업은 97.0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과 에너지·화학·정밀 업종에서는 기준치를 상회하는 등 일부 분야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유지됐다.
이번 조사는 항목별로도 회복 조짐이 뚜렷했다. 경영실적(105.1), 자금상황(100.2), 인력상황(100.2) 등의 항목은 모두 기준치를 웃돌았고, 특히 자금상황은 조사 이래 처음으로 기준선을 넘어섰다. 다만 비용지출 항목은 96.5로 여전히 기준에 못 미치며, 비용 부담은 여전히 경영의 난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2025년 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경기실적지수는 95.3으로 전 분기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협회 조사가 시작된 202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체감 경기도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비스업 실적지수는 100.1로 사상 처음으로 기준선을 넘어섰으며, 정보통신·SOHO형 서비스와 SW개발·IT기반 서비스가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이 같은 흐름은 벤처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내수 회복세, 그리고 기술 중심 산업의 지속적인 투자환경 개선에 힘입어 점차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벤처금융 확대나 규제 완화가 이어질 경우, 이 같은 회복 분위기는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