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4,160~4,536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한 뒤 4,21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금값이 4,3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전 거래일 대비 낙폭은 약 6%다.
지난주 금 가격은 10% 이상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온스당 5,600달러에 근접했던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약 25% 낮은 수준이다.
은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62~65달러선까지 밀리며 하루 새 3~7% 내렸다. 게이트(Gate) 거래소 기준 현물 은 가격은 64.35달러로 5% 이상 하락했다.
국내 시장도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23일 KRX금시장에서 금(99.99%·1kg)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7%대 하락한 1g당 20만8천~20만9천원 수준에서 마감했다. 장중 낙폭은 한때 7.8%를 넘겼다. 1돈(3.75g) 가격은 78만원대까지 내려왔다. 불과 한 달 전 100만원을 웃돌던 수준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국제 금 시세 역시 이날 하루에만 9%대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5,300달러선을 넘보던 흐름과 대비된다. 금 선물 가격도 최근 한 주 사이 9% 이상 하락했다.
배경으로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목된다. 유가 상승은 물가 압력을 자극했고,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 사이에서도 기존의 완화적 기조에서 동결 또는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도 금·은 가격은 3~4%대 하락했고, MCX 금 선물은 개장 초 6% 가까이 떨어졌다. 3월 들어 금·은 가격은 12~17%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발발 직후 안전자산 선호로 급등했던 금 가격은 전쟁 장기화와 함께 되돌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구조는 단기 지정학적 충격보다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 변화가 가격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구간에 머물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