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 정부가 연내 QR코드 결제 연동 서비스를 내놓기로 하면서, 두 나라 국민은 환전 절차 없이 자국의 결제 앱으로 상대국에서 바로 돈을 쓰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2일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 일정에 동행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과 인도의 결제망을 연결해 해외여행이나 현지 소비 때 결제 편의를 높이려는 것이다. 카드 결제에 비해 중간 비용이 적은 QR 방식의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이용자는 신용카드 대비 건당 2%포인트 수준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이 사업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인도 시장의 성장성과 디지털 금융 확산 속도가 있다. 인도는 인구 14억7천만명 규모의 거대 시장인데다 연 7∼8% 성장률을 이어가는 신흥 경제권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모바일 기반 결제와 핀테크 산업이 빠르게 커지면서, 한국으로서는 소비·관광 분야뿐 아니라 금융 인프라 협력에서도 접점을 넓힐 여지가 커진 상황이다.
이번 순방에서는 결제 협력 외에 금융회사 진출 기반을 넓히는 합의도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인도 국제금융서비스센터당국(IFSCA)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인도 기프트시티 금융중심지에 국내 금융회사가 진출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일 열린 한-인도 금융협력포럼 자본시장 세션에서는 한국 투자자의 인도 개별주식 투자와 관련한 지속적인 협력 의지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책 대화의 범위도 넓었다. 이 위원장은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부 장관과 만나 핀테크·디지털 금융 교류 확대와 인도 국가투자인프라펀드(NIIF)를 통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투자인프라펀드는 도로·항만·에너지 같은 대형 기반시설에 자금을 넣는 성격의 펀드로, 양국이 금융과 실물 인프라를 함께 엮어 협력을 넓히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외교 성과가 국민 편익으로 이어지도록 이번에 확인한 협력 과제를 정책으로 신속히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결제 서비스 연동을 넘어 투자, 금융회사 해외 진출, 디지털 금융 제도 협력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