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경색에 대응해 주요 증권사와 손잡고 개발사업 발굴과 자금 조달을 함께 추진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시공사와 금융회사가 초기 단계부터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를 통해, 사업성 점검과 위험 관리, 투자 유치까지 한 번에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11일 한화 건설부문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과 각각 부동산 개발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기존처럼 공사가 확정된 뒤 시공을 맡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업 후보지를 발굴하는 단계부터 금융과 개발을 결합한 우량 사업을 선제적으로 찾기 위한 목적이 크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은 금리 부담과 부동산 경기 둔화, 투자 심리 위축 등이 겹치면서 자금 조달 문턱이 높아진 상태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은 사업 자체의 미래 수익성을 바탕으로 자금을 빌리는 구조인데, 시장이 불안할수록 사업성 검토와 위험 통제가 더욱 중요해진다. 건설사만으로는 자금 조달과 재무 안정성 관리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금융회사와의 협업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역할 분담도 분명하다. 한화 건설부문은 개발사업의 설계와 시공을 총괄하고, 증권사들은 부동산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무적 리스크 관리, 자문, 자금 주선, 자기자본 투자 등을 맡는다. 쉽게 말해 건설사는 사업을 실제로 구현하는 역할을, 증권사는 자금 구조를 짜고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한화 건설부문 윤성호 개발사업본부장은 금융과 시공이 결합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사업 설계 단계부터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협력은 건설업계가 단순 도급 중심에서 개발과 금융을 함께 묶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사업 초기의 구조 설계가 중요해지는 만큼, 이런 방식의 협업은 앞으로 다른 건설사들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성과는 어떤 사업을 발굴하느냐와 자금 조달 환경이 얼마나 안정되느냐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