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실적은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소폭 개선됐고, 점포 수도 늘어나면서 해외 영업 확대 흐름이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25년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6억5천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천670만달러, 비율로는 2.3% 증가했다. 원화로는 약 2조4천억원 규모다. 이번 실적 개선에는 대출과 투자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이익이 1억6천200만달러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반면 수수료나 유가증권 관련 손익 등을 포함하는 비이자이익은 5천500만달러 줄어, 수익 구조가 여전히 이자수익 중심이라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수익성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총자산순이익률은 0.71%로 전년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자산이 빠르게 불어난 데 비해 이익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해외점포 총자산은 2천331억3천만달러로 7.4% 늘었다. 다만 건전성 면에서는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부실채권 수준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로 0.10%포인트 낮아졌다. 외형 확대 속에서도 자산의 질은 일정 부분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가별 실적은 지역마다 차이를 보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순이익이 1억500만달러, 영국에서는 6천500만달러 늘어난 반면, 중국에서는 8천6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국내은행의 해외 성과가 단순히 전체 경기 흐름만이 아니라 각국의 금리 수준, 대출 수요, 현지 경기 여건, 규제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일부 지역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겹치면서 국가별 편차가 더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해외 영업망도 계속 넓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는 41개국 211개로, 전년 말보다 4개 늘었다. 5개 점포가 새로 문을 열고 1개 점포가 폐쇄됐다. 아이비케이기업은행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현지법인 1곳을 신설했고, 하나은행은 인도 데바나할리와 뭄바이에, 산업은행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각각 지점을 열었다. 엔에이치농협은행은 영국 런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했다. 점포 유형별로는 지점이 96개로 가장 많았고, 현지법인 61개, 사무소 54개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22개로 가장 많았으며 베트남 20개, 미국 17개, 중국 16개, 미얀마 14개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점포가 142개로 전체의 67.3%를 차지해, 국내은행의 해외 전략이 여전히 아시아 시장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줬다.
금융감독원이 평가하는 해외점포 현지화지표 종합평가 등급은 전년과 같은 2+를 유지했다. 이 평가는 해외점포가 현지 시장에 얼마나 밀착해 영업하는지, 또 본점이 국제화에 얼마나 대응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핀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의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로 대외 여건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점포의 건전성과 영업 동향을 더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은행들이 외형 확장을 이어가더라도 수익성보다 위험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