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이 브랜드와 손잡은 카드사들도 제휴 사업의 평판 리스크를 함께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래블 우리카드’를 내놓은 우리카드와 2025년 ‘스타벅스 삼성카드’를 출시한 삼성카드는 이번 사태가 자사 상품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드 해지가 뚜렷하게 늘어나는 등 직접적인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비자 여론에 민감한 제휴 상품 특성상 상황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신한카드는 2026년 상반기 스타벅스 제휴 카드 출시를 검토해왔으나, 내부 시스템 점검과 이번 논란의 여파 등을 함께 고려해 출시 시점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일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 즉 피엘씨씨(PLCC) 구조가 있다. 일반 제휴카드는 여러 가맹점 혜택을 묶어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특정 브랜드의 논란이 전체 상품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분산된다. 반면 피엘씨씨는 카드사와 제휴사가 비용과 수익을 함께 부담하면서 특정 브랜드 이용 혜택에 집중해 설계하는 상품이다. 그만큼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제휴사 이미지가 흔들릴 경우 카드사도 사실상 같은 배를 탄 셈이 된다.
카드사들이 이런 구조적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피엘씨씨를 확대해온 데에는 업황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규제 강화 등으로 전통적인 수익 기반이 약해졌다. 이 때문에 배달의민족, 무신사 같은 대형 소비 브랜드는 물론 빅테크, 금융사, 고급 자동차 브랜드까지 협업 대상을 넓히며 차별화된 카드 상품을 늘려왔다. 스타벅스 역시 6년간 현대카드와 단독 파트너십을 유지하다가 2025년 하반기부터 전략을 바꿔 여러 카드사와 손잡았는데, 카드사들로서는 기대를 걸었던 대형 브랜드 제휴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전에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린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피엘씨씨 사업의 약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피엘씨씨가 제휴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유입시키는 효과가 큰 대신 마케팅 비용도 많이 들고, 불매운동 같은 일이 벌어지면 타격을 그대로 나눠 갖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파장이 카드업계 전반을 흔들 정도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장은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피엘씨씨에 더 큰 관심을 가져온 상황이라며, 이번 일로 일부 실적 부담이 생길 수는 있어도 시장 자체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카드사들이 제휴 브랜드의 인지도만이 아니라 사회적 평판과 돌발 변수까지 더 엄격하게 따져 협업 대상을 고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