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제이피모건체이스가 향후 2년 안에 최대 200억달러, 우리 돈 약 3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대형 은행권의 재편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번스타인 주최 콘퍼런스에서 10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를 투입할 만한 인수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반적인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실제 집행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장이 과열된 국면에서는 무리하게 비싼 값을 치르기보다 현금을 쥐고 기회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제이피모건체이스는 금융위기 이후 위기 상황에서 자산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운 대표적인 은행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베어스턴스와 워싱턴 뮤추얼을 인수했고, 2023년에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여파로 흔들리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도 품었다. 이번 발언도 단순한 가능성 제시라기보다, 시장 불안이나 규제 변화로 매물이 나올 경우 다시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미국 은행권을 둘러싼 자본 규제 환경 변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자본 규제 완화 흐름 속에서 대형 은행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여유 자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이먼은 제이피모건체이스가 감독당국 요구 수준보다 4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많은 잉여 자본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 자금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대형 인수의 실탄이 될 수 있다.
실적 흐름도 공격적인 확장 가능성을 떠받치고 있다. 다이먼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수·합병 시장이 몇 년 만에 가장 활발한 한 해를 보내고 있고 주식자본시장도 매우 강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기업과 주관사 모두 분주할 만큼 시장에 상당한 과열 분위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제이피모건체이스는 2026년 연간 비용 전망치를 기존 1050억달러에서 1060억달러로 10억달러 높여 잡았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대형 은행들이 당분간 풍부한 자본과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인수 기회를 탐색하되, 높은 가격 부담 때문에 실제 거래는 시장 조정 국면에서 더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