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2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6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이 기대해온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렸다는 판단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를 둘러싼 주요 변수들이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쉽게 가라앉히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은 전쟁 이후 다소 안정될 수 있지만,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다시 반영될 가능성이 남아 있고,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총수요 증가는 시장 전체의 소비와 투자 수요가 커지는 현상을 뜻하는데, 이 경우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기 쉬워져 물가가 자극될 수 있다.
고용 여건이 일부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신규 취업자를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힘이 다소 약해지는 조짐이 있지만, 현재 연방준비제도가 더 민감하게 보는 쪽은 경기 둔화보다 물가라는 것이 하나증권의 해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통상 고용과 물가를 함께 살피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내려오지 않으면 금리를 서둘러 낮추기 어렵다.
이번 전망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예상의 변화다. 하나증권은 원래 10월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지만, 최근에는 연내 동결 쪽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와 공급망, 물가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적절한 인하 시점을 놓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금리 인하는 경기를 떠받치는 효과가 있지만, 물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정책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통화정책이 시장 기대보다 더 보수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리 동결이 길어지면 달러 강세와 글로벌 자금 이동, 국내외 채권시장 변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을 포함한 금융시장도 연방준비제도의 물가 판단과 향후 발언에 계속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