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이 2026년 1분기 운용 성과에 힘입어 1천526조1천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주식이 높은 수익률로 전체 성과를 끌어올렸고, 환율 상승은 해외 채권과 대체투자 수익에 보탬이 됐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9일 올해 1분기 기준 국민연금 수익률이 4.42%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액가중수익률 기준으로 계산한 이번 성과는 기금 규모가 큰 글로벌 연기금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 글로벌(GPFG) -1.9%, 네덜란드 공적연금 ABP -0.5%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금적립금은 지난해 말보다 약 68조원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기관인 만큼, 분기별 성과는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이 있더라도 자산 배분과 위험 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자산별로 보면 국내 주식 수익률이 21.67%로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2월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정세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반도체 중심의 상승 흐름이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했다. 반면 해외 주식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0.11%를 기록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자산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충돌이 벌어지면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데, 이번 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해외 증시 성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과 대체투자는 금리와 환율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국내 채권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로 금리가 오르면서 평가가격이 떨어져 -2.03%의 수익률을 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다. 반면 해외 채권은 4.98%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화 자산을 원화로 환산했을 때 이익이 커진 덕분이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5.27%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주로 이자와 배당수익,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환산 손익이 반영됐고, 자산의 현재 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공정가치 평가는 이번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2월 말 기준 수익률이 10.26%였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1분기 말에는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현재는 성과가 다시 회복돼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국제 분쟁, 유가, 금리, 환율이 연기금 수익률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국민연금처럼 운용 자산이 방대한 기관은 단기 등락보다 분산투자와 위험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변동성이 커질수록 더 뚜렷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