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6월 1일 8,788.38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9천선에 한층 가까워졌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2.23포인트, 3.68% 오르며 처음으로 8,780대에서 장을 마쳤고, 장중에는 8,874.16까지 올라 8,800선도 넘어섰다. 종가 기준 9천선까지는 211포인트,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125포인트가량만 남았다.
이번 급등은 미국 증시 강세와 반도체 기대가 겹치면서 나타난 흐름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으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내에서는 개장 전 발표된 5월 반도체 수출액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대만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 ‘베라 루빈’에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메모리가 탑재됐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10.09% 급등했고, 장중 주가가 사상 처음 35만원을 넘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도 처음으로 2천조원을 돌파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29% 오르며 장중 239만8천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외국인은 반대로 움직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천774억원, 기관은 2조5천34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조9천20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5월 7일부터 이날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는데, 이는 2012년 5월 이후 14년여 만의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8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개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를 받아내면서 지수는 강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장 마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7천204조5천94억원으로,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 7천조원을 넘어섰다.
업종과 종목별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정보기술 서비스가 9.55%, 통신이 6.42%, 전기전자가 5.19%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현대차는 3.73% 올라 코스피 시가총액 4위를 되찾았다. 삼성생명,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승했다. 엘지전자는 젠슨 황과의 회동 기대감이 이어지며 29.86% 급등해 이틀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고, 네이버도 16.03% 뛰었다. 반면 건설과 부동산, 의료정밀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기는 5.74% 급락하며 시가총액 5위로 밀렸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전공장 폭발 사고 소식이 전해지며 2.98% 내렸다. 엘지에너지솔루션과 에이치디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도 하락했다.
코스닥은 코스피와 달리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24.77포인트, 2.30% 내린 1,050.03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천866억원, 2천913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7천943억원 순매수했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큰 폭으로 내렸고, 알테오젠과 주성엔지니어링, 코오롱티슈진도 하락했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보티즈 같은 로봇주는 강세를 보였고, 에이치엘비와 아이에스씨도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504.3원으로 전날보다 3.6원 내렸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과 최근 가파른 상승에 따른 단기 부담은 여전히 변수다. 미국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선언 소식이 전해진 데다, 코스피의 5월 월간 상승률이 28.5%에 달한 만큼 외국인 매도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실적 기대와 글로벌 위험 요인이 어느 쪽으로 더 크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코스피의 9천선 도전 시점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