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6월 중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일본의 통화정책이 다시 긴축 쪽으로 한 걸음 더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겹치자 일본은행이 더 이상 저금리 기조를 오래 끌기 어렵다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우에다 총재는 3일 교도통신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중동 정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금리 인상의 적절성을 분명히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 예정인데, 여기서 현재 0.75% 수준인 단기 정책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인상이 단행되면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올라 1.0%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총재는 특히 고유가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위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의 배경에는 엔화 약세가 있다.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160엔까지 밀리며 약세를 보였다. 이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과거 대규모 환율 개입으로 되돌리려 했던 수준에 다시 근접한 것이다. 통상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에너지와 원자재를 해외에 의존하는 일본은 그 부담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쉽다. 여기에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까지 불안해지면서 일본은행이 물가 대응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 환경도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일본 정부가 유가 보조금 지급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같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 시중에 돈이 더 풀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물가와 환율 측면에서 엔저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감지된다. 지난 기준금리 동결 때 찬성표를 던졌던 고에다 준코 심의위원은 5월 21일 강연에서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 역시 금리 인상이 지나치게 늦어지면 경기뿐 아니라 시장과 금융 시스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급격한 뒤늦은 대응보다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상이 낫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일본은행이 곧바로 인상에 나선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중동 정세가 일본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회의 직전까지 점검한 뒤 최종 판단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번 결정의 핵심은 엔저와 수입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보느냐, 그리고 외부 충격이 일본 경제 회복 흐름을 해치지 않을 만큼 견조한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일본은행이 물가 안정과 환율 방어, 경기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향으로 금리 정상화를 이어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