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기대가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커지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국 통화로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30일 기준 약 4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 같은 투기적 성격의 대형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 전망에 대거 올라탔다는 뜻이다. 실제로 달러화는 2026년 6월 한 달 동안 2%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 이 정도 월간 상승률은 시장 기대가 한 방향으로 강하게 쏠렸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달러 강세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견조함과 금리 전망 변화가 있다.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 안정을 되찾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금리가 오르면 해당 통화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달러 수요가 붙는다. 제이피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주요 금융회사들도 최근 달러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왔다.
국제 정세도 달러 강세를 떠받쳤다.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다시 키웠다. 시장은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자 전망이 크게 바뀌었다. 현재는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적어도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비교적 신중한 반면, 미국은 긴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 앤드류 헤즐렛도 달러 강세의 핵심 요인으로 금리 전망을 꼽았다.
다만 달러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달러 가치는 소폭 하락한 상태다. 결국 앞으로의 방향은 미국 물가와 고용이 어떤 흐름을 보이느냐, 그리고 연방준비제도가 실제로 긴축 강도를 더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자금 이동과 원자재 가격, 신흥국 환율 변동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