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7일 엔화 강세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겹치면서 소폭 하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2.1원 내린 1,528.2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24시간으로 늘어난 지 이틀째였던 이날 환율은 오전 6시 1,528.9원에 출발한 뒤 한때 1,531.9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1,519.6원까지 내려갔다. 마감 무렵에는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다시 1,52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끝냈다.
환율을 끌어내린 가장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꼽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환율이 1,550원 선을 넘나들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최근 들어 고점 대비 30원 안팎 내려오자 그동안 매도 시점을 지켜보던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수출업체는 해외에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이 내려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환율이 상승분 일부를 되돌리자 수출업체들의 추격 매도가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점도 원화 약세를 다소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날 162.417엔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161엔대 후반으로 내려왔고, 오후 현재 161.997엔 수준에서 움직였다. 엔/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같은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엔화가 줄었다는 뜻으로, 그만큼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해졌다는 의미다. 원/엔 재정환율(원화와 엔화의 교환비율)도 100엔당 943.25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27원 내렸다. 여기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전날 101.145까지 올랐다가 이날 100선으로 내려오면서, 최근 이어지던 달러 강세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환율 하락폭은 국내 증시 불안 때문에 제한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약 2조9천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고, 지난달 19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면 원화를 달러 등 외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어 환율을 다시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된다. 코스피도 장중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끝에 4.91% 내린 7,656.31로 마감했다. 결국 이날 외환시장은 수출업체 매도와 엔화 강세가 환율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과 증시 약세가 이를 일부 상쇄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엔화 움직임, 달러 강세 지속 여부, 외국인 증시 수급 변화에 따라 환율의 추가 하락 또는 재반등 가능성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