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가 5년 넘게 준비해온 기업공개가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상장 추진과 해외 확장을 맡아온 핵심 임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난 데다, 글로벌 사업 일부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상장 계획이 중단되거나 크게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2020년 11월 기업공개 추진을 위해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Ⅱ에서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됐다. 2024년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야놀자 US 오피스를 마련했고,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4억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5천473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다만 실제 상장 예비 절차나 일정이 가시화하지 못한 채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장의 기대도 점차 약해졌다.
이 과정에서 상장을 실무적으로 이끌 인력의 이탈이 이어진 점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위해 2024년 9월 영입된 야놀자클라우드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달 말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인물은 맥킨지앤드컴퍼니, 삼성전자, 구글 등을 거친 경력을 바탕으로 야놀자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상장 추진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야놀자 클라우드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며, 일신상 사유로 퇴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 유치와 대외 전략을 이끌던 핵심 인물들의 퇴사도 겹쳤다. 2015년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해 글로벌 진출과 해외 투자유치를 담당했던 김종윤 대표는 지난해 말 고문으로 전환된 뒤 최근 회사를 떠났다. 또 2023년 해외 투자와 해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영입한 뉴욕증권거래소 출신 알렉산더 이브라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최근 퇴사했다. 최고재무책임자는 상장 과정에서 회계, 투자자 소통, 공시 체계를 총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 같은 변화는 기업공개 준비의 연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놀자는 이브라힘 전 최고재무책임자에 대해 개인 사유로 퇴사했으며 현재는 다른 리더가 해당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측면에서도 상장 여건은 이전보다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놀자는 글로벌 기업간 거래(B2B) 여행 시장을 키우기 위해 2023년 이스라엘 기반 고글로벌트래블(GGT)을 인수한 뒤 야놀자 고글로벌로 통합했지만, 지난해부터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고 이 분야 최고경영자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기업공개는 성장성뿐 아니라 실적의 안정성과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본다는 점에서, 해외 사업의 둔화와 경영진 교체는 투자자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놀자는 기업공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고, 뉴욕 사무소에서는 미국 팀이 계속 근무하고 있으며 현지 법인 두 곳을 통해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장 상장 재추진보다는 사업 재정비와 수익성 회복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