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국고채 금리는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올랐고, 2년물을 제외한 대부분 만기에서 연중 최고 수준을 새로 썼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2bp 오른 연 3.95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5.5bp 상승한 연 4.447%를 기록했고, 5년물과 2년물도 각각 5.0bp, 5.5bp 올라 연 4.214%, 연 3.801%에 마감했다. 장기 구간에서도 오름세가 이어져 20년물은 연 4.642%로 2.6bp 상승했고,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1.5bp, 1.3bp 오른 연 4.643%, 연 4.538%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가 오른 가장 큰 배경은 국제 에너지 가격 불안이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의 바브알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그 여파로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가 간밤 7% 넘게 급등하며 2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쉽게 낮추기 어렵게 만든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채권은 미래 금리와 물가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는 흐름이 자주 나타난다.
미국 경제 지표도 국내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57년여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를 줬고, 그 결과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한 증권사 채권 중개인은 이날 국고채 금리 오름세가 유가의 100달러 재돌파와 미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을 함께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약세가 확인됐다. 3년 국채선물은 9틱 내린 102.60, 10년 국채선물은 35틱 하락한 104.20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천54계약 순매수했지만, 10년 국채선물은 2천288계약 순매도했다.
다만 원화 강세는 금리 상승폭을 일부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7월 초 1,560원선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60원대 중반까지 내려오며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환율이 안정되면 수입물가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어 채권시장에는 완충 장치가 된다. 특히 최근 약세가 두드러졌던 초장기물은 해외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날 일본과 호주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5.9bp, 6.3bp가량 올랐지만, 한국의 30년물 국채 금리 상승폭은 1.5bp에 그쳤다.
결국 이날 채권시장은 유가 급등과 미국발 금리 상승 압력에 반응하면서도, 환율 안정이라는 국내 변수 덕분에 충격을 일부 흡수한 모습으로 정리된다. 앞으로도 국제유가 흐름과 미국 경제지표, 원/달러 환율의 방향이 함께 국고채 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 불안이 길어지면 물가와 통화정책 전망이 다시 흔들릴 수 있어, 장단기 금리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