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뛰었고, 그 여파로 23일 미국 국채 금리도 전 만기 구간에서 상승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직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71%로 전장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10년물 수익률이 4.7%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5.19%로 0.04%포인트 상승해 지난 5월 20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수익률 역시 4.36%로 0.05%포인트 올랐다.
채권 금리가 오른 직접적인 배경은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우려다.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하는데, 투자자들이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면 기존 채권의 매력이 떨어져 금리가 뛰는 흐름이 나타난다. 이날 시장은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단순한 지정학적 변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원유 운송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사실상 다시 중단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남서쪽 홍해 해역에서 유조선이 공격받았다고 영국해사무역기구가 밝히면서 유가가 크게 출렁였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뉴욕증시 개장 무렵 전장보다 6% 넘게 오르며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다. 국제 유가가 장중 100달러선에 닿은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해상 봉쇄를 선언한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은 이번 유조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금리 전망도 한층 매파적으로 바뀌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를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을 하루 전 77%에서 이날 81%로 높여 반영했다. 중동 불안이 장기화해 유가 강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채권시장도 물가와 금리 전망을 다시 높여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