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26년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임시무역협정은 이미 잠정 적용됐지만 정식 협정의 최종 비준과 유럽 농업계의 반발이 남아 있다.
EU와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는 2026년 1월 17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EU-메르코수르 파트너십 협정(EMPA)’과 ‘임시무역협정(iTA)’에 서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두 협정이 약 7억 명 규모의 시장을 연결한다고 밝혔다.
협정에 따라 EU는 메르코수르에 수출하는 상품의 91%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메르코수르의 대EU 수출품 가운데 92%에도 관세 인하가 적용된다.
무역 부문을 담은 iTA는 2026년 5월 1일부터 잠정 적용됐다. iTA는 EMPA가 완전히 비준돼 정식 발효되면 이를 대체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6년 1월 9일 협정으로 유럽 기업들이 매년 약 40억 유로의 수출 관세를 절감하고 핵심 원자재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기대치로, 실제 효과는 협정 이행과 교역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서명식에서 관세보다 공정한 무역을 선택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EU는 미국의 관세 확대와 중국산 수출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메르코수르와의 협정을 경제·외교적 다변화 수단으로 설명하고 있다.
협정의 적용 범위는 상품 관세에 그치지 않고 양측 교역 관계 전반으로 확대된다.
농업 보호를 둘러싼 반발은 협정의 주요 쟁점이다. 프랑스 정부는 2026년 1월 8일 농업 부문과 식량 주권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협정 서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U는 민감 농산물에 대한 쿼터와 농업 보호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기대하는 측과 수입 경쟁 심화를 우려하는 측의 입장이 맞서는 구조다.
유럽의회는 2026년 1월 21일 협정의 EU 조약 부합 여부를 유럽사법재판소에 묻기로 했다. 표결은 찬성 334표, 반대 324표, 기권 11표였다.
유럽사법재판소의 법적 검토 요청은 협정의 최종 비준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절차다. 이에 따라 EMPA의 정식 발효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는 협정이 약 7억2000만 명의 시장과 22조 달러(약 2경9502조원) 이상의 국내총생산을 연결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가 제시한 시장 규모와 경제적 효과는 당사국 측 기대치로, 실제 교역 확대 규모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 외교부는 2026년 3월 17일 협정이 산업 현대화와 국제 공급망 편입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효과는 관세 인하의 실제 적용과 기업들의 교역 확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U와 메르코수르의 협정은 장기간 협상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농업 보호와 법적 검토라는 절차적 쟁점은 남아 있다. 한국 기업과 크립토·블록체인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임시무역협정은 이미 잠정 적용됐고, 정식 파트너십 협정은 유럽사법재판소의 검토와 각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종 발효 시점은 관련 절차가 마무리된 뒤 정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