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발표 뒤 3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고점에서 물러났다. 다만 발표 직후 낮아진 금리가 일부 되돌림을 보이면서 시장은 이번 조치를 구조적 해법보다 단기 유동성 완충 장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10~20년, 20~30년 만기 명목 국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320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확대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재무부는 발표문에서 장기물 구간에 시장 참여자의 강한 응찰이 이어졌고, 고품질 매도 제안도 꾸준히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통화정책이 아니라 이미 발행된 장기 국채의 거래 유동성을 보강하는 재무부 운용 조치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8월 18일 장중 5.337%까지 올라 2007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종가는 5.285%였다.
미 재무부 일일 금리표에 따르면 30년물 금리는 8월 19일 5.19%로 낮아진 뒤 20일 5.23%, 21일 5.27%, 24일 5.23%, 25일 5.17%로 움직였다. 숫자만 놓고 보면 급등 후 진정과 일부 재반등이 함께 나타난 흐름이다.
장기물 바이백은 정부가 시장에서 이미 발행한 국채를 되사는 방식이다. 통상 특정 만기 구간의 매수·매도 호가가 얇아질 때 거래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며, 재정 적자나 국채 공급 부담 자체를 줄이는 조치는 아니다.
로이터(Reuters)는 재무부의 갑작스러운 바이백 확대가 인플레와 정부부채 확대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고, 다음 거래일에는 금리가 다시 올랐다고 전했다. 루이스 알바라도(Luis Alvarado)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글로벌 채권 공동대표는 재무부 조치가 “단기 완화”를 줄 수 있지만 인플레, 통화정책 불확실성, 큰 재정적자 같은 요인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백 확대가 장기금리 압력의 원인을 제거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로이터는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은 상황에서 회당 40억 달러 규모의 바이백은 시장 전체에 비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전했다.
마이클 구세이(Michael Goosay) 프린시펄자산운용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도 개입 효과가 장기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차입 수요가 국채 수익률 곡선 전반에 걸쳐 있어 이런 변화가 장기채 금리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대 해석도 있다. 악시오스(Axios)는 8월 26일 오전 30년물 금리가 5.19%까지 내려왔다며 장기 차입비용을 억제하려는 재무부의 의도는 초기 시장 움직임에서 일부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보도는 10년물 금리도 8월 17일 4.72%에서 4.66%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장기금리 흐름은 해외 채권형 상품 가격과 환헤지 비용을 통해 이어진다. 본지는 앞서 엔화 약세와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이 겹치며 일본 상장 미국 장기채 ETF의 가격 매력은 커졌지만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는 뚜렷하게 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장기물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채권 가격 부담과 환율 변동성이 함께 확인 대상이 된다.
크립토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달러 유동성 확대 신호로 읽는 반응이 빠르게 퍼졌다.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는 8월 25일 보고서에서 8월 19일 재무부 발표와 크립토 파생상품 포지션이 맞물리며 숏스퀴즈가 발생했고, 비트코인(BTC)이 주간 23% 올랐다고 분석했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환매 확대 방침이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크립토 커뮤니티와 일부 시장 참가자의 해석이며, 장기물 금리 안정이 곧바로 위험자산 가격 흐름의 지속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도 공개 글을 통해 장기물 바이백을 유동성 확대 신호로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바이백이 유동성을 보강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과 재정 적자·인플레 압력이 남아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다음 확인 지점은 11월 4일이다. 재무부는 다음 분기 정례 재정조달 발표에서 향후 바이백 규모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