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26회계연도 연방 재정적자가 2조1000억 달러(약 2904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공식 추정이 나왔다. 지출 전망의 급격한 변화보다 관세 환급과 세수 공백이 적자 전망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첫 10개월 누적 적자는 1조8000억 달러(약 2489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90억 달러(약 234조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은 4조4850억 달러(약 6203조원), 지출은 6조2830억 달러(약 8688조원)였다.
CBO는 7월 말까지 확인된 정보를 기준으로 2026회계연도 전체 적자가 2조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월 11일 전망치 1조9000억 달러(약 2628조원)보다 2000억 달러(약 277조원) 커진 규모다. 지출 전망은 2월 기준과 대체로 비슷했지만 수입 전망이 약 2000억 달러 낮아졌다.
관세 수입 감소는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달라진 세입 전망과 연결된다. 로이터는 2월 20일 미국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CBO는 이후 바뀐 관세 수입 전망을 7월 말 기준 추정에 반영했고, IEEPA 권한으로 걷은 관세 관련 수입 1660억 달러(약 230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2026회계연도 안에 환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세관이 제출한 법원 문서를 근거로 미국 정부가 대법원에서 무효화된 관세에 대해 약 1000억 달러(약 138조원)를 환급했다고 보도했다. 이 환급 규모는 관세 수입 감소가 재정 전망에 반영된 배경으로 꼽힌다.
CBO는 8월 20일 블로그에서도 7월 31일 기준 관세 전망을 수정했다. 2026년 전체 관세·세관 수입은 2월 전망보다 약 2500억 달러(약 346조원) 낮아질 것으로 봤고, 무역정책 변화가 2027년부터 2036년까지 누적 적자를 9000억 달러(약 1245조원)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월별 수치에는 달력 효과도 반영됐다. 8월 1일 지급될 일부 지출이 주말 때문에 7월로 앞당겨지면서 10개월 누적 적자는 조정 전 1조8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효과를 제외하면 누적 적자는 1조7000억 달러(약 2351조원) 수준이다.
7월 한 달 적자 4310억 달러(약 596조원)도 같은 이유로 커졌다. 회계상 지급 시점이 앞당겨지면 특정 월의 적자는 커지고 다음 달 지출은 줄어드는 구조다. 월간 재정 수치를 볼 때는 실제 지출 증가와 결제일 이동을 나눠 봐야 한다.
IEEPA는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근거로 경제 제재와 금융 제한을 시행할 때 활용해 온 법이다. 이번 쟁점은 이 법을 광범위한 관세 부과 근거로 쓸 수 있는지에 놓였다. 법적 근거가 흔들리면서 이미 걷은 관세가 환급 대상이 됐고, 이는 곧 연방정부 수입 전망 하향으로 이어졌다.
재정감시단체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는 성명에서 2026회계연도 적자가 2조1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침체가 없는 상황에서 연간 차입이 이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재정 여건이 나빠지면 정부 차입과 이자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다.
관세 환급은 기업 재무에도 직접 닿았다. ABC뉴스는 법원 문서와 기업 설명을 근거로 아마존(Amazon·$AMZN)이 6억 달러(약 8300억원), 애플(Apple)이 22억 달러(약 3조원)의 환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ABC뉴스는 일부 기업이 환급금 활용 방안을 밝혔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현금이 돌아가는 구조는 뚜렷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적자 전망은 크립토 시장 자체의 사건은 아니다. 다만 미국 재정적자, 관세 수입, 국채 이자 비용은 달러와 금리 환경을 통해 위험자산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미국의 2026회계연도 누적 재정적자가 7월 말 기준 1조7988억2000만달러로 늘었다는 점을 전한 바 있다.
순이자 지출도 부담을 키우는 항목이다. CBO 보고서 기준 순이자 지출은 2026회계연도 첫 10개월 동안 9630억 달러(약 1332조원)로 전년보다 1170억 달러(약 162조원) 늘었다. 정부 차입이 커지고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되면 이자 지출은 재정 운용의 고정 부담으로 남는다.
관세 환급과 소비자 환불 논쟁도 재정 이슈와 맞물려 있다. 본지는 앞서 기업 환급과 소비자 환불 논쟁이 세입 감소와 재정 전망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도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 유입이지만 연방정부에는 세입 감소로 반영된다.
2조1000억 달러는 확정치가 아니라 전망치다. 2026회계연도는 9월 말 끝난다. 남은 기간 세수, 환급 속도, 지출 집행 시점에 따라 최종 적자는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