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160엔선을 건드린 뒤 159엔대로 내려왔다. 일본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엔화 매수가 되살아난 흐름이다.
연합인포맥스 화면번호 6411은 오후 1시 54분 기준 달러·엔 환율이 전장 대비 0.20% 내린 159.776엔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달러·엔은 장 초반 160.200엔까지 올랐다가 하락 전환했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1달러로 살 수 있는 엔화가 줄어드는 만큼 통상 달러 약세 또는 엔화 강세로 해석된다.
초반 흐름은 달러 강세였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게, 그리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가 확산했다. 미국 금리 인상 기대는 달러 매수와 엔화 매도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흐름을 바꾼 쪽은 일본 지표였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 산업생산 잠정치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0.6% 감소였다.
같이 발표된 일본 7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예상치 3.0%를 웃돈 수치로, 생산과 소비 지표가 동시에 시장 전망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제한됐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 발언도 엔화 매수 재료로 해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센트 장관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과 연결해 해석했다.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 엔화 매도 유인은 약해질 수 있다.
위험 회피 심리도 달러·엔 하락에 힘을 보탰다. 지난주 말 미국 기술주 하락 여파로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약세를 보였고, 닛케이지수는 장중 낙폭을 2% 넘게 키웠다.
주식시장 약세는 안전통화로 분류되는 엔화 매수를 자극했다. 위험자산 선호가 식을 때 엔화가 강해지는 흐름은 일본의 낮은 금리와 엔 캐리 트레이드 구조와도 맞물려 움직인다.
달러·엔은 최근 159엔대 중반에서 160엔선 사이를 오가고 있다. 본지는 앞서 달러·엔 환율이 160엔 선을 다시 터치한 흐름을 전한 바 있다.
같은 시각 유로·엔은 전 거래일보다 0.13% 내린 185.18엔, 유로·달러는 0.06% 오른 1.1590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0.06% 하락한 99.592를 가리켰다.
한국 독자에게 달러·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함께 아시아 외환시장 흐름을 읽는 보조 지표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달러 표시 위험자산도 미국 금리와 주요 통화 흐름의 영향을 함께 받지만, 이번 달러·엔 하락이 가상자산 가격에 미친 직접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