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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1700만배럴 주장, 추적치는 463만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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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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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중동 원유 흐름이 전쟁 전보다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민간 해상 추적 데이터는 9월 2일 유출량을 463만 배럴로 낮춰 잡았다.

 좁은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해안선 실루엣 / TokenPost.ai

좁은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해안선 실루엣 / TokenPost.ai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흐름 논쟁이 1,700만 배럴과 463만 배럴이라는 큰 격차로 번졌다.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과 우회 항로를 합친 중동 원유 흐름이 전쟁 전보다 많아졌다고 주장했지만, 민간 해상 추적 데이터는 아직 정상화와 거리가 있다고 봤다.

쟁점은 같은 '유량'을 무엇으로 세느냐다. 원유만 볼지, 석유제품과 우회 파이프라인까지 더할지에 따라 전쟁 전 수준과 비교한 결론이 달라진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8월 31일 "월요일에만 1,700만 배럴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우회 수출까지 더하면 전쟁 전보다 많은 물량이 중동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사미르 마다니(Samir Madani) 탱커트래커스(TankerTrackers) 공동창업자는 포춘에 8월 31일 호르무즈와 UAE 우회 물량을 포함한 아라비아해 유출량을 914만 배럴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기준의 7일 평균을 827만 배럴, 28일 평균을 685만 배럴로 제시했다.

마다니의 추정치는 이후 빠르게 낮아졌다. 그는 9월 1일 유출량을 681만 배럴, 9월 2일은 463만 배럴로 낮춰 잡았다. 최근 흐름이 28일 평균보다 늘어난 것은 맞지만 전쟁 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하루 단위 수치가 흔들리는 배경에는 해상 추적의 한계가 있다. 선박 간 환적, 자동식별장치(AIS) 차단, 이른바 다크 시핑이 겹치면 특정 날짜의 배럴 수와 선박 수가 서로 다르게 잡힐 수 있다.

케이플러(Kpler)는 8월 19일 공개한 분석에서 60일간 약 3억7,400만 배럴의 원유가 걸프를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기간 원유 흐름은 2025년 호르무즈 평균인 하루 약 1,500만 배럴의 약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플러는 이 문서에서 "해협은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안정화를 말하는 동안 민간 데이터업체는 실제 해상 흐름과 일평균 추이가 전쟁 전 수준을 밑돈다고 본 셈이다.

백악관의 설명은 달랐다. 백악관은 8월 28일 성명에서 약 1,500척의 상업용 선박이 미국 보호 아래 7억5,0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했고, 걸프 원유 수출은 작전 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행정부 수치는 호르무즈 해협 자체 통과분뿐 아니라 우회 파이프라인과 석유제품 흐름을 함께 묶어 안정화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 전에는 호르무즈를 통해 약 1,500만 배럴의 원유가, 제품까지 포함하면 약 2,000만 배럴이 통상 이동했다는 점도 비교 기준을 복잡하게 만든다.

로이터는 9월 1일 이란 원유가 약 7주째 의미 있는 규모로 호르무즈를 통해 중국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8월 이란의 원유·콘덴세이트 적재량은 하루 22만~25만5,000배럴로, 7월 약 74만 배럴과 3월 약 200만 배럴에서 줄었다.

이는 이란 수출 차단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중동 전체 원유 흐름이 전쟁 전으로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란 물량, 걸프 전체 원유, 석유제품, 우회 항로를 구분하지 않으면 서로 다른 명제가 한 숫자 안에서 섞인다.

한국 독자에게 이 논쟁은 에너지 가격과 물가 경로 문제로 이어진다. 중동 해상 물류가 불안정하면 원유뿐 아니라 정제제품 가격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AP는 9월 2일 브렌트유가 1% 오른 배럴당 95.63달러(약 13만원)에 마감했다고 전했다. 중동 긴장이 글로벌 유가와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자극했다는 해석이 함께 나왔다.

케이플러는 8월 20일 별도 분석에서 중동 정제설비 가동률이 전쟁 전 하루 990만 배럴에서 약 730만 배럴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같은 문서에서 회복은 2026년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전쟁 전 처리량 복귀는 2027년 2분기 이전에는 어렵다고 봤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호르무즈가 열렸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세어 열렸다고 말하느냐'다. 행정부 수치는 원유와 제품, 해협과 우회 항로를 함께 본다. 민간 추적업체 수치는 실제 해상 흐름과 일평균 추이를 따진다. 두 기준을 섞으면 1,700만 배럴이라는 숫자와 463만 배럴이라는 숫자가 같은 기사 안에서 충돌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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