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채권 기준지수에서 정부채 비중을 낮추고 미국 국채 일부를 주택저당증권(MBS) 등 비정부 달러 채권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다. 권고안이 반영되면 미국 국채 보유 축소 규모는 800억 달러(약 108조5600억원)로 추산된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노르웨이은행투자운용(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NBIM)은 1일 노르웨이 재무부에 보낸 채권 투자전략 검토 서한에서 정부연금기금글로벌(GPFG)의 채권 기준지수 내 정부채 하위지수 비중을 현행 70%에서 50%로 낮추자고 권고했다. NBIM은 나머지 채권 지수에 증권화 채권과 정부 관련 채권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춘(Fortune)은 이 권고안이 반영될 경우 NBIM의 미국 국채 보유가 800억 달러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국채는 펀드 채권 기준지수에서 34.1%를 차지하지만 권고안에서는 21.9%로 낮아진다.
반대로 미국 비정부 채권 비중은 16.2%에서 27.6%로 높아진다. 전체 달러 표시 자산 비중은 현행 52.9%에서 52.5%로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이번 조정은 미국 자산을 줄이는 결정이라기보다 미국 국채 중심의 채권 구성을 다른 달러 채권으로 바꾸는 재배분에 가깝다. 국채 비중을 낮추되 달러 자산 노출은 대체로 유지하는 구조다.
NBIM이 새로 포함하자고 한 증권화 채권에는 미국 기관 주택저당증권인 에이전시 MBS가 들어간다. NBIM은 서한에서 에이전시 MBS가 패니메이, 프레디맥, 지니메이 보증을 받으며 신용도는 미국 국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채권이다. 에이전시 MBS는 미국 주택금융기관 보증이 붙은 MBS를 뜻하며, 투자자는 대출자가 금리 하락기에 조기 상환하거나 재융자할 때 발생하는 조기상환 위험을 부담한다.
NBIM은 이 위험을 신용 부도 위험과 구분했다. 투자자는 조기상환 위험을 떠안는 대신 프리페이먼트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고, 장기 투자자인 국부펀드는 이런 위험 프리미엄을 장기간 확보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정부채 비중 축소는 유동성 판단과도 맞물려 있다. 이다 볼덴 바케(Ida Wolden Bache) 노르웨이 중앙은행 총재와 니콜라이 탕엔(Nicolai Tangen) NBIM 최고경영자는 서한에서 "정부채 50% 비중은 금융시장 불안기에도 유동성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현행 채권 기준지수는 정부채 70%, 회사채 30% 구조다. 권고안은 이를 정부채 50%, 기타 채권 50% 구조로 바꾸고 블룸버그 글로벌 애그리게이트에 더 가까운 지수로 조정하는 내용이다.
지역별 조정 폭은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미국 정부채 비중은 34.1%에서 21.9%로 줄고, 유로존 정부채 비중은 16.8%에서 14.1%로 낮아진다.
일본 정부채 비중은 4.6%에서 7.4%로 올라가며, 영국 정부채 비중은 4.2%로 유지된다. 정부채 하위지수 안에서는 미국 국채 축소 폭이 가장 크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의 채권 재배분은 달러 채권 수요 구조 변화와 관련해 시장에서 주목하는 사안이다. 이번 권고안은 미국 국채 축소와 함께 에이전시 MBS·정부 관련 채권 편입 확대를 포함해 위험 프리미엄 배분 문제도 함께 제기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간접 노출 규모 때문에 주목받은 기관이다. 본지는 앞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비트코인(BTC) 1만1549개에 해당하는 간접 익스포저를 지닌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직접적인 가상자산 투자 확대가 아니라 채권 기준지수 조정 문제다.
NBIM의 권고안은 재무부 검토 대상이다. NBIM은 재무부가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면 채권 지수를 운용위임 문서에 어떻게 반영할지 구체안을 다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