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부채가 대규모 전력망·원전 투자로 2030년 각각 132조2613억원과 66조8478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 확대와 누적 적자, 원전 사후처리 비용이 재무 부담을 키우는 구조다.
정부는 9월 1일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보고했다. 정부 계획상 37개 기관 전체 부채는 2026년 778조3000억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전은 2030년까지 국가 송배전망 건설에 60조983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누적 적자는 3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고, 전력 총수요가 100기가와트(GW)를 넘어서면서 전력망 확충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한전 부채는 올해 122조8633억원에서 2027년 124조4838억원, 2028년 124조3780억원, 2029년 126조2482억원을 거쳐 2030년 132조2613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450%에서 28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부채비율 하락은 부채 감소보다 영업실적 개선과 2030년 예정된 토지 자산재평가에 따른 자본 증가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사채와 차입금 잔액은 2030년 말 80조1672억원에 달하고, 연간 이자 비용은 2조5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친환경 정책 비용도 한전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은 올해 15%에서 2030년 25%로,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은 15%에서 50%로 올라갈 예정이다.
한전은 매출의 98%를 전기 판매에 의존하고 영업비용의 88%를 구입전력비로 지출하는 구조다. 전기요금에 원가가 적기에 반영되지 않거나 유가·환율이 불안정해지면 부채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5년간 14조9301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추진해 부채비율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원가 기반의 요금체계를 확립하고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며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탄소중립 이행 등을 위한 설비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과 양수발전 건설에 2030년까지 36조356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원전연료 조달에 10조4085억원, 신재생 및 투자자산 확충에 1조4285억원을 배정했다.
한수원 부채는 올해 54조7351억원에서 2027년 56조6149억원, 2028년 59조7893억원, 2029년 63조6875억원을 거쳐 2030년 66조8478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부채비율도 208.1%에서 235.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원전 사후처리충당부채는 올해 30조8944억원에서 2030년 33조970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부채의 약 51%가 원전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충당금으로 계상돼 있다.
신규 원전과 설비투자 확대로 금융부채는 2030년까지 약 9조6727억원 증가할 것으로 제시됐다. 정부의 처리 비용 재산정 고시와 할인율 변화에 따라 원전 사후처리충당부채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전력시장 도매가격(SMP)과 정산단가 변동에 따른 수익성 하락 위험도 재무 부담으로 거론됐다. 원전 전력 판매단가가 낮아지면 매출과 순이익이 줄어 투자 부족 자금을 사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수원의 당기순이익은 2027년 1조8086억원을 정점으로 2030년 1097억원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자보상배율도 2027년 2.82배에서 2030년 0.93배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수원은 5년간 2조5040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이행하고 부채 규모와 부채비율을 전망치보다 낮추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의 정부 지원과 투자 여력 문제도 중장기 재무 부담과 함께 제기된 바 있다.
이번 계획은 인공지능(AI)·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망과 원전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조달 부담도 커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실제 재무 부담은 전기요금의 원가 반영 수준과 에너지 가격, 환율, 투자 집행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