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16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실물자산(RWA)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단순한 기술력 이상이 요구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플룸(Plume)이 미국과 홍콩 규제기관과의 전략적 협업을 기반으로 RWA 시장 내 경쟁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WA는 국채, 부동산, 대체자산 등 실제 자산을 블록체인에 토큰화한 투자상품을 뜻한다. 이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 전통 금융의 경계를 허물며 자산의 유동성과 접근성을 확대하는 혁신적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RWA 시장의 현재 규모는 약 3.1조 달러로, 2030년까지의 전망치 대비 약 9%에 불과하다. 이유는 복잡한 규제 체계와 관할권마다 다른 자산 분류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룸은 기술 개발과 함께 규제 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SEC, 재무부와 직접 회의를 진행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성사시키며 암호화폐 및 RWA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타이거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정책 제안은 SEC의 폴 앳킨스 위원이 제안한 ‘혁신 면제 조항(Innovation Exemption)’ 도입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조항은 신생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기존 증권법의 규제를 일정 부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홍콩에서도 플룸은 정책 레벨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Web3Labs와 함께 ‘2025 홍콩 신정책 포럼’을 공동 주최하며 ‘RWA 브릿지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는 금융기관의 온체인 전환을 지원하고 다양한 자산군의 블록체인 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플룸은 홍콩 내 디지털 자산 규제 샌드박스 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시장 내 입지를 단단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이 같은 규제 연계 전략과 병행해 플룸은 기술 인프라 고도화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실물 자산의 토큰화를 구현할 수 있도록 자체 토큰화 엔진 ARC를 개발했으며, SkyLink와 같은 상호운용성 솔루션을 통해 이더리움, 솔라나(SOL) 등 다른 블록체인과의 연결성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국채 기반 실물자산 상품인 USTB, nTBILL 등도 토큰 형태로 출시하며 투자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실제 성과도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 30일 기준, 플룸의 생태계 내 총 예치 자산(TVL)은 28% 증가했고, RWA 기반 토큰 홀더 수는 146% 늘어났다. 이는 시장 평균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규제 대응이 실제로 시장 성과로 연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플룸의 현재 토큰화 자산 규모는 전체 시장 대비 1% 내외로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성숙되지 않은 RWA 시장 내에서 플룸이 규제기관과의 공조, 기술 확장성,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다방면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타이거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플룸이 200건 이상의 실물자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미국과 홍콩에서의 규제 주도권 확보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포지션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WA 시장의 다음 단계는 기술과 규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플룸은 이 접점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탄탄한 기반을 마련 중이다. 향후 규제 명확화가 본격화될 경우, 플룸은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에서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정의자(definer)로서 기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