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에서 휴대전화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경제활동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송금에서 결제, 저축, 공공요금 납부까지 대부분의 금융 거래가 휴대전화 하나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머니로 불리는 이 금융 방식은 휴대전화만 있으면 은행 계좌 없이도 금융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2007년 케냐에서 시작된 엠페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현지 통신사와 글로벌 기업이 연합해 개발했다. 엠페사는 현재 케냐, 탄자니아, 가나 등 7개국에서 운영 중이며, 유사한 서비스인 엠티엠 모바일 머니, 오렌지 머니, 에어텔 머니도 전 대륙에 퍼져 있다. 농촌 혹은 저소득층 중심의 지역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주요한 금융 대안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낮은 기존 금융 접근성을 보완해주는 동시에, 저축 확대와 소득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여성과 청년층의 경제 참여를 유도하고 건강, 교육 분야와 같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끌어올리면서 디지털 포용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치적 참여 확대와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를 낳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바일 머니 이용 확대의 배경에는 휴대전화와 모바일 인터넷의 빠른 보급이 있다. 2025년 기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약 8억5천500만 개의 휴대전화 회선이 운영 중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전체 인구의 44퍼센트가 휴대전화 회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넷까지 활용하는 비율도 약 27퍼센트로 집계된다. 전력 사정이 열악한 시골 지역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한 충전과 통신망 구축도 병행되며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빈번한 인터넷 이용은 전자 상거래와 소셜미디어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이집트, 남아공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디지털 시장이 급성장하며, 이들 국가는 아프리카 디지털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05년 이후 아프리카 인터넷 이용률이 연평균 16.7퍼센트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아프리카가 모바일 기술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독자적인 발전 경로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각국 정부가 디지털 인프라 강화, 인공지능 도입, 국경 간 데이터 흐름 활성화를 정책 방향으로 내세우면서, 청년과 여성 등 다양한 사회 주체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은 이러한 기회를 선점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지 시장 진출에 나서야 할 시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