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2.4% 하락했고, 단 하루 만에 3억 7,637만 달러(약 5,5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이 추가 인하 속도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트레이더들의 12월 인하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 CME 패드워치 데이터에 따르면 금리 인하 확률은 발표 전 90%에서 71%로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2.57% 하락한 11만 716달러, 이더리움은 2.91% 내린 3,919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알트코인도 3~4%대 하락세를 보이며 전체 시장 시가총액은 3조 7,500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날 선물 포지션 청산 규모는 특히 컸다. 롱 포지션 청산 비율이 80.3%에 달했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각각 2억 달러 이상 청산됐다. 거래소별로는 하이퍼리퀴드(1억 3,614만 달러), 바이비트(1억 1,586만 달러), 바이낸스(4,618만 달러) 순이었다.
한편 단기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산업의 구조적 성장은 멈추지 않았다.
마스터카드는 암호화폐 인프라 스타트업 제로에시(ZeroHash)를 약 20억 달러(약 3조 원)에 인수했다. 제로에시는 커스터디, 결제, 규제준수 등 암호화폐 서비스를 위한 API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마스터카드는 이를 통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B2B 인프라 시장 진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전통 금융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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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이슈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퇴직연금 암호화폐 편입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 재정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낙관론은 여전하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창립자 마이클 세일러는 연말까지 비트코인 15만 달러를 전망했고, S&P 500 편입 기대감 속에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 역시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ETF 순유입 감소와 불안정한 변동성은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이후의 혼조세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시장 내부의 취약성과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한 신호”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단기적 불안정 속에서도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융합, 실물자산 토큰화(RWA) 확대, 레이어2 기술 발전은 암호화폐 산업의 다음 성장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