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는 국내 주요 원화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기술·사업·커뮤니티 현황을 투자자 눈높이에서 직접 확인하고 있다. 응답한 프로젝트들의 목소리를 순서대로 기록한다. [편집자주]
블록체인의 대중화는 오랫동안 개인 지갑, DeFi, NFT, 게임에서 답을 찾았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가장 큰 게이트키퍼는 여전히 정부다. 신원, 통화, 자산, 공공서비스, 국경, 복지, 기록은 국가 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블록체인이 진짜 현실 인프라가 되려면 결국 정부 시스템과 만날 수밖에 없다.
SIGN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SIGN Global은 디지털화폐, 디지털 신원, 실물자산 토큰화를 통해 주권 국가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B2G (Business-2-Government), 즉 정부 대상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이다. 팀은 SIGN을 “주권 국가를 지원하고, 디지털 통화·디지털 신원·RWA 토큰화를 통해 국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토큰포스트 ‘TOKEN WATCH KOREA’ 시리즈의 이번 인터뷰로 SIGN 팀을 만났다.
■ 정부 시스템의 병목 — 화폐, 신원, 증명이 따로 논다
SIGN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국가 디지털 프로그램의 구조적 병목이다.
많은 정부 디지털화 사업은 좋은 의도로 시작하지만, 실제 규모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흔들린다. 통화와 결제 레일은 느리고 불투명하다. 신원 확인은 여러 기관과 사업자 사이에서 중복된다. 정책 집행 이후에는 실제 전달 여부를 수작업으로 감사해야 한다. 화폐, 신원, 증명이 하나의 구조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SIGN은 이 문제를 “분절된 기반”의 문제로 본다. 기본 인프라가 없으면 정부는 정책을 안정적으로 집행하기 어렵다. 보조금 누수를 막기 어렵고, 부처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규제 대상 민간 파트너와도 안전하게 연결되기 어렵다.
SIGN의 답은 세 가지다. 디지털화폐, 디지털 ID, 자산 디지털화 엔진(RWA)이다. 이 셋을 통해 정부가 화폐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신원 체계를 디지털화하며, 공공·민간 자산을 온체인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접근은 일반 Web3 프로젝트와 다르다. 소비자 앱을 먼저 만들고 정부가 따라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다. 정부가 이미 쥐고 있는 통화, 신원, 공공기록, 정책 집행 시스템을 블록체인 인프라와 연결하겠다는 방식이다. 느리지만 한 번 들어가면 진입장벽이 높다. 정부 시스템은 빨리 움직이지 않지만, 한번 바뀌면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 EthSign에서 시작 — 계약 서명에서 국가 인프라로
SIGN의 출발점은 2021년 해커톤 프로젝트였다. 당시 이름은 EthSign이었다.
공동창업자인 신 얀(Xin Yan), 잭 쉬(Jack Xu), 그리고 포터(Potter)는 블록체인 위에서 계약을 안전하게 서명하고 검증할 수 있는 Web3 버전의 DocuSign을 만들고자 했다. 초기 목표는 명확했다. 문서를 안전하게 서명하고, 그 서명 사실을 블록체인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팀은 계약 서명이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의 활동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더 큰 시장은 디지털 정보 전반의 검증, 그리고 대규모 토큰 배포와 자산 관리였다. 그 과정에서 SIGN은 모든 형태의 디지털 정보를 검증하고, TokenTable을 통해 대규모 토큰 배포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장했다.
이후 SIGN은 단순한 디지털 증명 프로토콜을 넘어 정부와 기업을 위한 주권급 디지털 인프라 제공자로 진화했다. 온체인 계약 서명에서 시작해, 신원과 통화와 자산의 검증 인프라로 넓어진 셈이다.
이 전환은 작지 않다. 문서 서명은 기능이다. 국가 디지털 인프라는 시스템이다. 기능을 파는 회사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는 요구되는 신뢰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 SIGN은 지금 후자를 선택했다.
■ B2G 전략 — 대중 채택의 길을 정부에서 찾다
SIGN은 자신을 B2G 독자 기술 기업으로 정의한다. B2G는 Business-to-Government, 즉 정부 대상 사업이다.
SIGN의 시각은 분명하다. 정부는 현실 세계의 최종 게이트키퍼다. 신원, 자산, 공공서비스, 통화와 관련된 모든 인프라를 통제하기도 하지만, 구축하기도 한다. 따라서 암호화폐의 진정한 대중 채택은 단순 소비자 앱만으로는 어렵고, 정부 수준의 제도 통합과 기관 채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관점은 논쟁적이지만 현실적이다. 크립토 업계는 종종 “탈중앙화가 정부를 우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권, 주민등록, 중앙은행 통화, 공공 보조금, 토지·자산 기록은 정부 시스템을 벗어나기 어렵다. 정부는 효율적인 관리, 투명성, 상호운용성을 위해 결국에는 블록체인을 모든 시스템에 도입하고 통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SIGN은 그 협력의 기술 제공자가 되려 한다. 정부가 요구하는 통제, 규제, 감사 가능성은 유지하면서, 데이터와 자격증명, 화폐를 온체인에서 관리하는 장점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장점과 리스크가 모두 크다. 장점은 한 번 채택되면 규모가 국가 단위라는 점이다. 리스크는 영업 주기가 길고, 정치·규제 변수에 민감하며, 실적 공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B2G는 빠른 시장이 아니다. 대신 성공하면 모방하기 어렵다.
■ 키르기스스탄 — Digital SOM과 국가 스테이블코인
SIGN이 제시한 대표 사례 중 하나는 키르기스스탄이다.
SIGN은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과 협력해 CBDC인 Digital SOM과 국가 스테이블코인인 KGST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는 키르기스스탄의 금융 시스템과 국경 간 무역을 현대화하는 것이다. 팀에 따르면 Digital SOM은 2027년 1월 1일부터 국가 통화로 인정되고 사용될 예정이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SIGN이 단순한 민간 토큰 발행 인프라가 아니라 중앙은행 및 국가 통화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CBDC와 국가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DeFi 상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통화정책, 지급결제, 금융감독, 외환, 제재 대응, 은행 시스템과 모두 연결된다. 따라서 기술만 좋다고 되는 영역이 아니다. 정부로부터의 신뢰, 법적 지위, 운영 안정성, 보안, 감사 가능성이 함께 필요하다.
SIGN은 이 영역에서 정부의 거버넌스를 유지하면서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크립토 업계 특유의 “코드가 법이다”라는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통화에서는 법이 법이다. SIGN은 이 현실을 전제로 들어간다.
■ 시에라리온 — 온체인 디지털 ID와 영주권 증명
두 번째 사례는 시에라리온이다.
SIGN은 시에라리온 통신·기술·혁신부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ID 시스템,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온체인 영주권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SignPass를 통해 시에라리온 최초의 온체인 등록 영주권 자격증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ID는 블록체인의 중요한 현실 사용처 중 하나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민감한 영역이기도 하다. 신원 정보는 금융 자산보다 더 오래가고, 유출되면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정부용 디지털 ID 시스템은 개인정보 보호, 선택적 공개, 검증 가능성, 운영 주체의 책임이 모두 중요하다.
SIGN이 시에라리온에서 시도하는 것은 단순한 신원 카드의 디지털화가 아니다. 디지털 ID와 결제 인프라, 영주권 자격증명을 하나의 온체인 구조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면 공공서비스 접근, 이민·거주 자격 확인, 결제, 자격 증명 검증이 더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이런 프로젝트는 기술 성공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 국민과 거주자가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 정부 시스템과 얼마나 깊게 통합되는지,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어떻게 충족하는지가 관건이다.
■ 바베이도스·태국·아부다비 — 보조금, 국경, 공공기록으로 확장
SIGN의 정부 협력 사례는 더 있다.
바베이도스에서는 현지 디지털 지갑 제공사 mMoney와 협력해 Bajan Chain 위에서 정부 보조금과 기본소득을 수수료 없이 배포할 수 있는 자산분배시스템 (Asset Distribution System)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조는 공공재정 집행에 직접 연결된다. 정부 보조금은 누가 받았는지, 언제 지급됐는지, 중간에서 누수가 없었는지, 감사 가능한지 등이 중요하다. 블록체인은 이 영역에서 투명성과 추적성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와 지급 내역 공개 범위는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
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계정과 연결된 국가 디지털 ID, 그리고 여권 ID를 해싱(Hashing)해 민감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여행자를 검증하는 영지식 증명(ZKP) 기반 국경 통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SIGN이 단순 결제 인프라가 아닌 신원과 접근 통제까지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국경 통제는 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영역 중 하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실만 증명하는 것”이다. 영지식증명은 이 문제에 맞는 기술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아부다비에서는 Blockchain Center Abu Dhabi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공부문 기록 디지털화와 지역 블록체인 도입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례들은 SIGN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만든다. 통화, 신원, 자산, 공공기록, 복지 지급, 국경 통제. 모두 국가 시스템의 핵심이다. SIGN은 이 영역을 하나씩 온체인 인프라로 연결하려 한다.
■ 파트너와 투자자 — 정부, 기술 생태계, 글로벌 VC
SIGN은 정부·공공기관뿐 아니라 기술 생태계와 투자자 네트워크도 강조했다.
정부 및 공공 부문 파트너로는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 시에라리온 통신·기술·혁신부, Blockchain Center Abu Dhabi 등을 언급했다. 기술 및 생태계 파트너로는 Sumsub, Plaid, 바베이도스 디지털 지갑 제공사 mMoney, 그리고 BNB, TON, Base 같은 주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YZi Labs, IDG Capital, Sequoia Capital, Circle 등이 SIGN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합은 SIGN의 사업 성격과 맞물린다. 정부 프로젝트에는 신원 확인, 금융 연결, 지갑, 체인 인프라, 법적·운영 파트너가 모두 필요하다. 단일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B2G 프로젝트는 신뢰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누가 도입했는지, 누가 투자했는지, 누가 파트너인지가 정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투자자 이름이나 파트너 목록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실제 배포 범위, 사용자 수, 거래량, 정부 시스템 연동 수준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국가 인프라 사업은 로고보다 운영 지표가 무겁다.
■ 차별점 — 파일럿이 아니라 국가 단위 배포를 겨냥한다
SIGN은 경쟁 프로젝트와의 차별점으로 B2G 전용성과 실제 국가 단위 구현 경험을 강조했다.
팀은 SIGN Global이 Ripple, Solana 같은 경쟁자보다 앞서 국가 단위 디지털화폐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형 네트워크들이 정부 프로젝트에서 개념 단계나 파일럿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면, SIGN은 CBDC와 국가 디지털 ID 같은 주권 인프라의 실제 배포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워크플로”다. 정부 시스템은 복잡하고 규제가 강하다. 예산, 법률, 감사, 보안, 시민 데이터, 금융기관, 부처 간 연동이 모두 얽힌다. SIGN은 이런 복잡한 정부 워크플로에 통합되는 과정 자체가 경쟁자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진입장벽이라고 본다.
이는 맞는 말이다. 정부 시스템은 영업 자료 하나로 뚫리지 않는다. 신뢰, 시간, 현지 파트너, 법적 구조, 유지보수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다만 그만큼 실행 리스크도 크다. 정부 사업은 발표와 실제 운영 사이의 간극이 크다. 투자자는 “계약했다”보다 “운영 중인가”를 봐야 한다.
■ 한국 시장 — 거래량 30% 이상이 한국에서
SIGN은 한국을 특별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팀은 SIGN 거래량의 3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기술적으로 진보했고, 동아시아에서 암호화폐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측면을 선도하는 유망 시장이라는 평가다. SIGN은 토큰포스트를 포함한 미디어·마케팅 파트너와 협력해 한국 커뮤니티에 SIGN의 역할, 미션, 최신 개발 현황을 다각도에서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한국 시장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한국 투자자는 빠르게 반응하고, 거래량을 만든다. 그러나 SIGN 같은 B2G 프로젝트에는 단순 거래량 이상의 이해가 필요하다. 정부 디지털 인프라, CBDC, 디지털 ID, RWA 토큰화는 짧은 내러티브로 소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SIGN이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국가 인프라를 온체인으로 만든다”는 큰 구호를 구체적 사례로 계속 설명해야 한다. 키르기스스탄의 Digital SOM, 시에라리온의 SignPass, 바베이도스 보조금 지급 시스템, 태국 디지털 ID와 국경 통제 시스템 같은 사례가 한국 커뮤니티에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
한국 투자자는 똑똑하다. 동시에 빠르게 식는다. 큰 비전은 좋지만, 실행 증거가 따라와야 한다.
■ 업비트·빗썸·바이낸스 상장 — 한국 접근성은 이미 확보
SIGN은 주요 글로벌·한국 거래소 접근성도 확보했다.
팀에 따르면 SIGN은 지난해 TGE와 함께 업비트, 빗썸, 바이낸스에 상장됐고, 올해에는 Kraken과 Coinbase 같은 주요 거래소에도 연이어 상장됐다.
이는 유동성 측면에서 강한 출발이다. 특히 업비트와 빗썸 상장은 한국 투자자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 그러나 SIGN의 본질은 거래소 상장보다 정부 채택이다. B2G 인프라 프로젝트의 가치는 토큰 거래보다 정부 시스템에 얼마나 깊게 들어가는지에서 나온다.
한국 시장 진입 성공에 대해서도 SIGN은 단순 “시장”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성숙하는 커뮤니티”라고 표현했다. 목표는 한국 커뮤니티가 SIGN의 미션, 즉 정부 인프라의 디지털화와 주권 국가 대상 서비스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이 표현은 좋지만, 더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한국 커뮤니티가 SIGN을 이해하려면 국가별 프로젝트 진행 상황, 실제 사용 예정 일정, 정부 파트너십 범위, 토큰의 역할, 수익 구조가 투명하게 전달돼야 한다. 커뮤니티는 비전을 좋아하지만, 결국 숫자와 일정도 본다.
■ 2026년 하반기 — 디지털화폐 시스템 롤아웃과 아부다비 오피스
SIGN이 2026년 하반기에 가장 기대하는 마일스톤은 디지털화폐 시스템의 계획된 롤아웃이다.
팀은 2026년 3분기부터 디지털화폐 시스템 롤아웃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 단위 채택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8년까지 전 세계 3억 명에게 디지털·온체인 인프라 혜택을 제공하는 목표에 다가가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SIGN Global은 2026년 아부다비에 전담 오피스를 개설해 지역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는 UAE와 중동 지역을 B2G 블록체인 인프라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아부다비는 상징성이 있다. 중동은 디지털자산, 토큰화, 정부 디지털 전환, 국가 전략 펀드가 모두 맞물린 지역이다. SIGN이 이 지역에서 공공기록 디지털화와 블록체인 채택 확산을 추진한다면, B2G 사업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로드맵은 로드맵이다. 특히 정부 사업은 일정이 밀리기 쉽다. 투자자는 발표 시점보다 실제 적용 범위와 사용자를 확인해야 한다.
■ 가장 큰 과제 — 정부 신뢰를 얻는 일
SIGN이 꼽은 가장 큰 도전은 정부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정부는 암호화폐를 조심스럽게 본다. 자금세탁, 시민 보호, 통화 주권, 금융 안정성, 데이터 보안 문제가 모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파트너에게 국가 인프라를 맡기지 않는다. 이는 당연한 태도다. 국가 시스템은 베타테스트장이 아니다.
SIGN은 이 문제를 전용 B2G 제공자로서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엄격한 규제 요구에 맞춘 시스템을 만들고, CBDC와 디지털 ID 같은 컴플라이언스 친화적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온체인에서 데이터, 자격증명, 화폐를 저장·관리하는 장점을 제공하되, 정부 통제와 보안 요구를 존중한다는 설명이다.
이 균형이 SIGN의 핵심이다. 너무 탈중앙화만 강조하면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너무 중앙화하면 블록체인의 장점이 사라진다. SIGN은 그 사이에서 “주권 통제를 유지하는 정부를 위한 소버린 온체인 인프라”라는 포지션을 잡고 있다.
쉽게 말하면,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Web3다. 멋은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도입 가능성은 오히려 높을 수 있다.
■ 한국 투자자에게 전하는 말
SIGN이 한국 투자자와 토큰포스트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거시적이다.
팀은 현재 글로벌 환경이 매우 불안정하며, 지정학적 갈등과 내부 불안정이 일시적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지속성, 신뢰성, 회복력에 대한 구조적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환경에서 거시적 회복력, 즉 macro-resilience는 국가적 필수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
SIGN은 자신의 미션을 국가의 주권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 구성요소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프로그래머블 머니, 디지털 ID 시스템, 주권 자본시장을 제공해 국가의 주권, 자율성과 회복력을 지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메시지는 크다. 큰 만큼 검증도 필요하다. SIGN이 말하는 시장은 개인 앱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다. 디지털화폐, 신원, 공공기록, 보조금, 국경 통제, RWA. 하나하나가 크고 민감하다.
SIGN의 승부처는 명확하다. 정부와 발표한 프로젝트가 실제 운영으로 이어지는가. 수백만 명 사용자를 감당할 수 있는가. 디지털화폐와 신원 시스템이 규제와 보안을 충족하는가. 한국 커뮤니티가 이를 단순 상장 토큰이 아니라 B2G 인프라 프로젝트로 이해하게 되는가.
크립토는 오랫동안 국가를 우회하려 했다. SIGN은 다른 길을 택했다. 국가를 고객으로 삼고, 주권 시스템 안으로 블록체인을 넣겠다는 길이다. 성공한다면 SIGN은 암호화폐 대중화의 가장 현실적이고 파급력이 높은 통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실패한다면 정부 발표는 많았지만 실제 배포가 부족한 B2G 프로젝트로 남을 것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판단 기준은 홍보가 아니라 운영이다. 디지털화폐가 실제 쓰이는지, 디지털 ID가 실제 검증되는지, 보조금이 실제 누수 없이 지급되는지. 국가 인프라는 말보다 무겁다. SIGN은 그 무게를 감당하겠다고 말한다.
‘TOKEN WATCH KOREA’는 국내 상장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실태를 투자자 눈높이에서 직접 확인하는 토큰포스트의 탐사 시리즈입니다. 매주 업데이트됩니다.

